국민의당 "안철수 네거티브 멈춰달라" 호소… 야권 서울시장후보 단일화 '줄다리기'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뉴데일리DB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뉴데일리DB
    야권의 서울시장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갈등이 격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선(先)통합' 구애에 국민의당이 선을 긋자 제1야당만의 판을 키워 '3자 구도'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당은 서울시장보궐선거만큼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급기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지난해 4·15총선에서 양보했다"며 국민의힘 입당을 사실상 거부했다. 

    안철수 "총선서 지역구 후보 안 내고 양보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이미 저는 야권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왔다.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지난해 총선에서는 지역구 후보도 내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또 양보하라고 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를 향해 입당 후 경선 또는 합당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어 서울시장 출마의 결정적 계기는 '정권교체'의 절박감 때문이었다면서 "백 번을 생각해도 여러분의 비판이 향해야 할 곳은 저 안철수가 아니라 무도하고 폭압적인 문재인정권"이라고 지적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보다 제1야당발 '흑색선전'이 도가 지나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사무총장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헛발질해서 반사이익 좀 얻으니까 기고만장해서 국민의 간절함은 보이지 않는 것이냐"며 "서울시장선거 분위기를 야당으로 견인하고 있는 후보가 안철수 대표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같은 야권의 유력후보를 비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이 사무총장은 안 대표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당이 안 대표 견제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데에는 최근 국민의힘이 '후(後) 단일화' 또는 3자 구도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인물난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의 진용은 갖췄다고 보는 분위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장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서울시장 3자 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경원 "안철수,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文정권에 도움 줘"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지난 총선에서 능력이 없어 지역구 후보를 못 내고 비례정당을 지향하더니 이제 와서는 양보했다고 하나"라고 비꼬았다.

    지 원장은 "안동설(安動說), 우주는 안철수를 중심으로 돈다?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총선) 당시에는 후보 단일화 논의도 안 하시더니, 지역구 후보를 안 낸 다른 소수정당도 모두 양보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장보궐선거에 공식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안철수 대표 관련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시라"며 "단일화를 자꾸 얘기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전날에도 출마를 선언하며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앞서 '안철수 입당' 또는 '당 대 당 통합'을 제시했던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지난 13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강연자로 나서 "안 대표는 자기가 중도 지지층을 독점하는 양 이야기하는데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라며 "안 대표는 계속 간만 본다"고 돌연 안 대표를 저격했다.

    정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며 "김종인 위원장도 최근 안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분명하게 단일화에 대한 말씀을 했으니 그것에 대한 답을 안 대표가 내놓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