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3석 '열세' 인정, 야권단일후보 땐 승산" 판단… "현실적이면서 가능한 선택" 분석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뉴데일리 DB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뉴데일리 DB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행을 잠시 미루고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과 관련,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이달 초까지도 "출마 의사가 없다"며 대선 직행 의사를 밝혔던 안 대표가 '범야권 단일후보'를 강조하며 서울시장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3석의 소수야당을 이끄는 안 대표가 차차기인 2027년 대선을 바라보고 세력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당 "대의 위해 나선 자기희생"

    우선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주와 미흡한 백신 확보 등 정부의 무능을 지켜보던 안 대표가 정권교체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로 서울시장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20대 총선,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1대 총선까지 선거 4연패(敗)의 늪에 빠진 야권은 내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마지막 반등의 계기로 여기며 필승 의지를 다져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권 핵심인사들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는 정부·여당을 향한 '심판론'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그간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말해온 안 대표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지지자와 측근들의 성원에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에 출마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 불출마를 확고하게 마음먹고도 입장을 번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부·여당의 폭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며 "또 다시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다음 대선까지도 어려워진다. 안 대표로서는 서울시장 당선이라는 목적보다는 대의를 위해 나선 자기희생"이라고 말했다.

    야권 빅텐트로 정치적 기반 만드나

    정치권의 해석은 분분하다. 안 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단일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도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반문(反文)연대를 기반으로 야권에 빅텐트를 세우고, 힘을 합쳐 서울시장선거에서 이기고 다음 대선까지 승리해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것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제1야당에 입당하지는 않겠다며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선(先)입당 후(後)경선'이 아닌 '야권통합경선'을 치르자는 주장을 편다.

    비례대표 3석의 소수정당을 이끄는 안 대표로서는 현재 당력만으로는 서울시장선거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통합경선을 통해 야권단일후보로 103석의 국민의힘 지지세를 등에 업겠다는 셈법으로도 해석된다.

    게다가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과의 대권경쟁보다 차기가 아닌 2027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서울시장 당선으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만들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계산은 현재 국민의힘 자체 서울시장후보군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이혜훈·이종구·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이 출마선언을 했다. 

    "安, 정치적 돌파구 서울시장 출마였을 것"

    과거 안 대표 측근이었던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안 대표는 정계입문 이후 정치적으로 많이 소비됐고, 향후 길이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와 있다"며 "이를 돌파할 수 있는 길이 서울시장 출마이고, 야권단일후보가 아니면 선거가 어려우므로 그렇게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안 대표가 야권단일후보로 서울시장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안 대표 중심의 야권 결집이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야권 후보가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현실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