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지 시민들에 "그만하시라" 감사인사… "불출마 밝힌 것" vs "의미 없다" 평가 갈려
  • ▲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관용차에서 내려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짝찌tv 캡처
    ▲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관용차에서 내려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짝찌tv 캡처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전고검·지검을 방문해 "퇴임 후 강아지 세 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라며 정계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윤석열 "퇴임 후 2년 동안 변호사 개업 못해"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 총장은 10월29일 대전고검·지검 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퇴임 후 2년 동안 변호사 개업을 못한다"며 "국정감사장에서 백수가 돼 강아지 세 마리를 보면서 지낼 것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윤 총장은 10월23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정계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달 24일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 청구를 결정하면서 밝힌 6가지 사유에서 이 같은 윤 총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추 장관의 주장과 달리 윤 총장은 국감 후 검사들을 만나 퇴임 후 강아지를 보며 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내년 7월 임기가 종료되는 윤 총장은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등록과 개업이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제한조항은 없지만 대한변호사협회가 검찰총장·법무부장관·대법관 등의 경우 퇴직 후 2년간 등록 및 개업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尹 발언에 엇갈리는 정치권

    윤 총장의 발언에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렸다. 판사 출신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윤 총장이 측근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정치적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고 볼 수 있다"며 "본인이 실제로 출마할 의사가 없는데 강요당해서 (정계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자기 의견을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검사 출신 같은 당 의원은 "지금 '정치를 하겠다' '하지 않겠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저쪽(여권)에서 정권 핵심 수사를 마치 윤 총장이 정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몰고 가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과정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0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2차 검사징계위원회에서는 징계 사유와 관련한 본격적인 심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윤 총장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징계위 심의에 출석하지 않고 평소대로 대검찰청으로 향했다.

    2차 징계위 날 시민들에게 "응원 감사하다"

    윤 총장은 출근길에 이례적으로 관용차에서 내려 대검 정문 앞에 모인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에게 "그동안 여러분이 응원해주신 것에 감사하다.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 이제 여기 나오지 마시라"며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그동안 언론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출·퇴근했다.

    이와 관련, 박성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징계위에 억울한 맘이 있더라도 국민의 공복이라는 신분을 생각한다면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며 "징계위에 회부된 어떤 공직자가 이렇게 당당한 정치인 흉내를 내는가"라고 비난했다.

    정치적 중립 훼손으로 징계위에 회부된 윤 총장이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을 두고 정치행위를 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징계위는 과정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징계위 구성, 징계 사유는 두고두고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법무부 검찰사에서 부끄러운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며 "울산시장 조작사건 등 수사의 칼날이 청와대와 그 위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윤 총장을 당장 잘라내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사정이 곳곳에 보이는 것을 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