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등 1등기업, 해외로 넘어가… 스웨덴·대만 왜 상속세 손댔나" 바른말에 집단 욕설
  • ▲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원 기자
    ▲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원 기자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이 "기업의 상속세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자,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온갖 욕설이 섞인 비난이 쇄도했다. 야당에서는 "정치적 손실을 감수한 용기 있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스웨덴은 상속세 폐지, 대만은 상속세율 대폭 낮춰"

    양 최고위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일자리와 나라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선량한 기업들이 앞으로도 그 역할을 계속할 수 있으려면 상속세를 손봐야 한다"며 "세율 조정과 분납 기한 연장을 검토해 우리 사정에 맞는 자본이득세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최고위원은 "락앤락 등 국내외 시장을 제패한 1등기업이 지금은 경영권이 모두 해외자본에 넘어갔는데, 이유는 상속세였다"며 "우리보다 조세부담률이 훨씬 높은 스웨덴이 왜 상속세를 폐지했는지 생각해보고, 한때 우리만큼 상속세율이 높았던 대만이 왜 세율을 대폭 낮췄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X년 제2의 금태섭이냐" "국민의힘 가서 개소리 해라"

    이에 친문 진영에서는 양 최고위원의 탈당을 촉구하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친문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과 딴지일보에 따르면, "미X년인가" "미X년, 제2의 금태섭이냐?" "그만 탈당해라" "왜 민주당에서 이러나. 국짐당(국민의힘)가서 개소리 해라" "다음 국회에선 안 보이길 바란다" 등의 비난글이 쏟아졌다.

    또 "삼성의 똥을 먹고 자라서 이 모양인 거냐" "이럴 거면 그냥 삼성에 있으면서 계속 걔들에게 충성할 것이지 왜 민주당에 들어왔냐" "삼성 출신이라 의혹의 시선만 가졌는데 확신이 든다" "삼성 묻은 종자들은 절대 뽑지 말아야 한다" 등 양 최고위원의 경력을 문제 삼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家) 상속인은 부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이 회장의 주식 평가액 18조원 중 60% 규모인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상속세로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행 상속세법은 피상속인이 최대주주일 경우 평가액에 20%를 할증하고, 상속자산 '30억원 초과' 시 50%를 과세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 상속세 없애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3만여 명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청원인은 "우리나라는 재산 18조 중에 10조를 상속세로 가져가려 한다"며 "어떤 나라가 세금을 두 번씩이나 떼어가나. 제발 삼성도 생각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용기 있는 발언… 참 본받을 만한 분"

    이와 관련,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메모리사업부 상무까지 지낸 양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특정 기업인의 유산에 대해서 상속세가 얼마네 하며 금액도 거론되고 국민청원까지 나오고 있다"며 "가업 승계를 두 번만 하면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기업인들의 토로는 자조가 아닌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양 최고위원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고 용기 있는 발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통화에서 "양 최고위원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고 용기 있는 발언을 했는데, 굉장히 대단한 것 같다"며 "이번 일뿐 아니라 양 최고위원이 몇몇 대목에서 그런 원칙을 고수하고 지키는 것을 보면 참 본받을 만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