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의원 등 부산 출신 15명 전원 참여… 주호영 "지도부와 상의 없이 발의" 질타
  • ▲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시스
    ▲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김해 신공항 백지화 수순을 밟는 와중에 국민의힘 부산의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20일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은 법안 발의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 내년 4월7일 부산시장보궐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분열시키려는 여권의 '덫'에 국민의힘이 걸려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발의

    국민의힘 부산의 지역구 의원 전원(15명)은 이날 가덕도 신공항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대표발의자인 박수영 의원을 포함해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과 서병수·조경태·김도읍·장제원·김미애·김희곤·백종헌·안병길·이주환·이헌승·정동만·전봉민·황보승희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법안에는 △과거 사전 타당성조사를 했을 경우 간소화한 절차의 보완조사를 실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실시설계가 완성되기 이전 초기 건설공사 착수 등의 내용을 담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박수영 의원은 "특별법에는 김해공항을 이전하고 새로 건설하는 공항이 가덕도에 위치하도록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동남권 신공항에 관한 더 이상의 정치적, 소모적인 논쟁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文정권이 던진 이슈에 말려서는 안 돼"

    TK와 PK 의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당의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남권 최대 이슈에 관한 법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지도부는 분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후 가덕도 신공항 관련 법안 발의와 관련해 "지도부와 논의 없이 낸 것에 대해 (회의에서) 강하게 질책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에서 백지화한 적 없다고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말했다. 그럼 그 과정이 제대로 된 것인지 따져보고 결론을 내야 한다"며 "문재인정권과 민주당이 부산시장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의 김수삼 위원장이 이날 성명을 통해 "과학적, 기술적 측면에서 김해 신공항의 적정성을 검토한 것을 가덕도 등 특정공항과 연결하거나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정부가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이 선제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자충수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文정권이 영남권 갖고 노는 속셈 먼저 밝혔어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다만 내년 부산시장보궐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라지만, 여권 핵심인사인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지역갈등을 조장해 과오를 덮으려는 민주당 전략에 스스로 말려들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해도 민주당이 밀어붙일 것 아닌가. 정치적으로 최악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객관적으로 부산 지역구 의원들의 법안 발의는 답답한 면이 있다. 지도부와 같이 합리적으로 고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도 통화에서 "정부·여당은 부산시장보궐선거가 끝나면 영남권 신공항을 원점에서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라' '선거 가지고 장난치는 것 아닌가'라고 먼저 말했어야 했다. 정부·여당이 영남권 전체를 정치적으로 갖고 놀고 있는데, 이런 속셈을 최대한 밝히고 움직였어야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