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협 이사장 자격으로 전국 순회, 대권 준비 돌입한 듯… 울산시장 하명수사, 선거 개입 의혹 '치명상'
  •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성원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성원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전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최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지자 임 전 실장이 친문계의 지지를 업고 대권 준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여권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으로서 전국을 돌며 '남북 도시교류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는 중이다. 협약식 후에는 원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단체장이나 지역 기업인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내년도 실제 남북 도시 간 교류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임 전 실장은 경기도 화성·수원·광명시를 비롯해 강원도 고성군, 전남 순천시, 광주광역시, 대구광역시 등을 최근 순회했다. 또 연말까지 경기도 고양·포천·안산·용인시, 전남 완도군, 경남 고성군과 김해시 등의 방문이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도시 30쌍과 결연

    경문협은 지난 7월부터 남북 도시 30쌍의 결연을 맺으며 도시교류사업을 시작했다. 남측 도시의 인프라와 조건에 맞춰 북측 결연 대상 지역을 선정하고, 재단이 보유한 북측 정보와 연결선을 통해 실질적인 교류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지자체도 남북 간 협력사업의 주체로 인정돼 교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경문협 측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초단체만 46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현재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도 겸직해 청와대 안보실 인맥을 통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경문협 활동과 관련해 지난 6월 페이스북에서 "코로나 위기를 거치면서 국제적 환경이 어려운 지금, 우리에게는 새롭고 담대한 비전이 필요하다"며 "남북이 협력하며 공존·번영하고 동북3성으로, 연해주로 삶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與 이낙연·이재명 제외한 '제3후보' 주목

    더불어민주당 당헌상 대선후보는 내년 9월10일까지 정해져야 한다. 민주당 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의 대권 구상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6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닌 제3의 후보 등 누구를 대안으로 택할지가 관건이다.

    임 전 비서실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서울시장후보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박주민 의원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경수 지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친문 진영으로부터도 호감을 얻는다. 

    당내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이 제3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정 총리는 친문과 거리가 있고 이 의원은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양강 구도를 깰 만한 정치적 힘이 약하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경우 친문계의 지지를 받을 만한 인물이지만, 자신이 지속적으로 불출마를 언급했다.

    '靑 선거 개입' 사건 연루 난관

    결국 문 대통령 곁에서 최측근으로 보좌했던 임 전 실장에게 이목이 쏠리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대망론에 부정적 견해도 나온다. 대통령비서실장 재직 시절 울산시장 하명수사,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고인인 만큼 대권후보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정치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이날 유튜브 '고영신TV' 방송에 출연해 "친문들이 대안을 물색해보지만, 임종석 전 실장은 여기저기 (문제가) 걸려 있는 게 많다"며 "이광재·안희정 등도 전부 치명적 약점이 있다. 결국 우파에 후보가 없다고 하지만 좌파도 이제 후보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