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외교환경 급변하는데, 文정부 외교력 우려… 국민의힘에선 박진 의원이 '바이든 인맥'
  •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종현 기자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종현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5일 혼선을 겪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우리 외교현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느냐는 김태호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개표상황을 보고 있지만 아직 (결과가) 확정이라고 하기엔 섣부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경화 "바이든·트럼프 모두 소통 채널 있어"

    강 장관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미관계 변화에 따른 대비를 묻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우리가 가꿔온 소통 채널이 있다"고 강조했다. 후보가 누가 되든 한미 공조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Top-down·위에서 밑으로) 방식으로 진행된 북미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우려에는 "바이든 후보 측도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미북관계가)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진석 "외교환경 급변에 초당적 대처해야"

    문재인 정부가 '바이든 인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바이든 후보는 미국 최고의 외교전문가로, 오바마 전 대통령 정부에서 부통령으로 8년 동안 외교자문 멘토 역할을 했다"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후 외교환경이 급변하게 되는 만큼 우리 외교역량에 대해 긴장하고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강 장관에게 "바이든 후보와 독대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강 장관이 "독대한 적 없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현재 외통위에 바이든 후보와 독대한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박진 의원이 외교통일위원장 시절 바이든 후보가 미 외교상원위원장으로 카운터파트였다"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이런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하고, 외교환경 급변에 있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전략·대처가 전혀 보이지 않아"

    강 장관이 그간 외교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소통이 없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폼페이오 장관을 언제 만났느냐"고 묻자 강 장관은 "대면으로 만난 것은 한참 됐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지난 2월15일 독일 뮌헨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대북문제와 한미 방위비 분담 등을 논의한 후 약 9개월간 한 차례도 직접 얼굴을 마주한 바 없다.

    박 의원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지 한 9개월 됐는데 언제 솔직한 얘기를 하느냐"고 지적했고, 강 장관은 "통화를 자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외교부가 너무 관료주의적이고 형식적인 것 같다"며 "한미관계가 이렇게 표류하고 위기에 처한 적이 없다. 미국 행정부가 바뀌게 생겼는데 전략과 대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9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