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 등 국감… "문재인 당헌 민주당이 파기" 입장 묻자, 민주당 "답변 말라" 종용
  • ▲ 노영민(사진)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결정과 관련해
    ▲ 노영민(사진)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결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종현 기자(사진=국회사무처)
    [민주 맘대로 국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 결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은 이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거세게 반발했다. 노 실장을 향해서는 "답변하지 말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文 당헌' 깬 입장 묻자… 노영민 "대통령 입장 못 밝혀"  

    김정재·박대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 실장에게 내년 선거에서 후보를 내겠다는 민주당의 전당원투표 결과에 따른 청와대의 견해를 물었다. 

    앞서 민주당은 10월31일~11월1일 전당원투표를 실시한 뒤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후보를 내겠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 내놓은 혁신안을 뒤집는 결과였다. 문 대통령은 당시 '우리 당 문제로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경우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였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오전 "(여당) 본인들이 불리한 순간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입장을 바꿔서 '입진보'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인데, 서울·부산시장후보를 내는 게 맞다고 보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질의자로 나선 박대출 의원도 "대통령의 침묵에 관해, 청와대가 (민주당의 무공천 당헌·당규 폐지를) 용인한 것으로 봐도 좋다는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文 혁신안 폐기" 비판에 與 "실장님, 답변하지 마세요"

    노 실장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대통령께서는 정당 내부의 활동과 결정에 대해서, 특히 선거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 같은 질문에 일부 여당 의원은 거세게 반발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 등은 김정재 의원 질의 도중 노 실장을 향해 "실장님이 답변할 일이 아니다"라며 "답변하지 마시라"고 소리쳤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태년 운영위원장이 "다른 의원의 질의 중에는 방해 되는 일을 삼가라"고 했지만, 문 의원은 "(노 실장이) 답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계속 언성을 높였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이러한 일부 여당 의원의 태도와 관련 "답변하지 말라는 이런 말이 나오는데, (노영민) 실장에게 이런 말이 나오는 게 적절한가. 유감"이라고 개탄했다.

    秋-尹의 '정치적 중립성' 도마에… 노영민 "윤석열도 민망할 것" 

    한편 노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공정'과 거리가 가까운가 아닌가"라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질문에 "문 정부는 역대 정부, 그 어느 때보다도 정말 모든 법령에 근거해서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가 재차 "내로남불 내지 상대편을 적폐로, 내 편을 끝까지 감싸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한다"는 비판했다. 노 실장은 이에 "뭐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그래도 문 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 못지 않게 공정한 국정운영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또 노 실장에게 "윤석열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못 지키고 있다고 추미애 장관이 발언했는데, 실장의 생각도 같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노 실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아는데, 현직 총장이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아마 윤 총장 스스로도 아주 곤혹스럽고 민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적 중립 자체가 훼손된 당적을 가진 법무장관이 자신의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은 채 국민적 지지가 높은 윤 총장이 중립을 안 지킨다는 말 자체가 코미디"라며 "(추 장관 등 당적을 가진 장관들은) 탈당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노 실장은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건 수사와 관련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종호 민정수석 등 청와대 증인 5명은 '노 실장이 운영위 참석으로 부재 중인 상황에서 국정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불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