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 징후는 없어… SLBM 잠수함 2대 건조 중" 국정원, 국회 업무보고
  • ▲ 박지원 국정원장이 3일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 박지원 국정원장이 3일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국가정보원은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별다른 이상징후는 없지만 살이 많이 쪄 현재 140kg대"라고 밝혔다. 또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관련해서는 "외교·안보분야뿐만 아니라 당 행사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위 격상 가능성을 예상했다.

    국정원 "김정은 2012년 90kg에서 현재 140kg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가정보원 본원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8월 90kg에서 매년 6~7kg씩 증가해 지금은 140kg대다. 작년에는 130kg대였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이어 "2014년 족근관증후군 때문에 발에 물혹이 있어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니지 못했는데, 현재는 무리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또 북한의 통치방식과 관련 "(김 위원장이) 과거 농촌이나 공장 등 현장을 방문하는 활동을 많이 하다 최근 노동당 회의에 집중해 정책을 지도하는 것으로 (통치방식이) 변경됐다"며 "올해 직접 주재한 당 정책회의는 17회로, 지난 8년간 연평균 3회였는데 6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장지도는 핵심측근들이 관장한다"고 국정원의 보고를 전했다.

    "내년 8차 당대회서 김정은·김여정 지위 격상될 듯"

    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북한 국정운영의 전반에 관여하며, 당내 지위가 격상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 의원은 "내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인데 직책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여정은 외교·안보분야뿐만 아니라 당 행사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고, 2개월 동안 김정은 위원장 수행을 중단했는데 방역·수해 등을 별도로 관장했다"고 국정원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도 현재 원수급인데 대원수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北 지휘관 40% 50대 위주로 교체"

    국정원은 북한 고위직의 세대교체도 있었다고도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인민무력성 명칭이 국방성으로 변경되고 전략군사령관과 정찰총국장 등 지휘관 중 40%인 20명을 물갈이했다"며 "노령 간부에서 50대 위주로 북한군이 세대교체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사상 최초로 공개된 부분들과 관련해서도 설명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길이와 직경이 확대되고 탄두 중량도 늘었다. 공개된 탄도미사일도 9종 76대로 사상 최대다. 재래식 무기도 새로 공개된 것을 포함해 15종 149대였다"며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탑재 가능한 잠수함 2척이 새로 건조되고 있는데, 한 대는 로미오급 개량형이고, 한 대는 신형 중대형 잠수함인데 현재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 의원은 이어 국정원의 보고를 인용해 "사상 처음으로 전자·화학전 무기도 공개됐다. 전자전은 통신교란용으로 추정되는 개인장비 등을 메고 있었고, 화학전 부대도 생화학 탐지 세트로 추정되는 소형 가방을 착용하고 있었다"며 "'김정은 결사 호위부대'라는 명칭으로 소개된 당 중앙위원회 호위처, 국무위원회 호위사령부 호위국 등 4개 부대의 지휘관의 얼굴과 이름이 처음 공개됐다"고 말했다.

    "코로나 불안감에 국경 봉쇄, 접경지역에 지뢰 매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지난 2월27일 정치국 회의 문건에서 50만 명이 사망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하며 방역체계를 강화했다고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의원은 "북한이 '코로나 태만죄'를 가동해 간부들에게 무기 또는 사형선고까지 가능하게 했다"며 "국경을 봉쇄하고 접경지역에 지뢰를 매설하게 했다. 방역을 이유로 북한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환자에 대해 열차를 이용하면 코로나 전파 위험이 있다고 철로용 수레로 수송한 적도 있다"고 했다고 국정원의 보고를 전했다.

    지난 9월22일 북한의 우리 국민 총살 사건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사건 경위 조사 지시가 있었다고도 국정원은 보고했다. 또 북한 통신망이 우리 언론에 노출됨에 따라 통신망 이용량이 줄고, 교신할 때 쓰는 은어체계가 변경됐다고도 밝혔다.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부터 시작된 미국 대통령선거에 따른 북한의 도발 여부와 관련해 국정원은 "아직 도발 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또 대선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해서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그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