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외교장관, 26일 “중국 주장 동의 못해”…미국 “마오쩌둥 등에 업고 남침”
  • ▲ 26일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답변하는 강경화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6일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답변하는 강경화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항미원조전쟁은 제국주의 침략을 억제한 것”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국방부와 외교부가 뒤늦게 반박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보다 앞서 SNS에 시 주석의 발언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항미원조전쟁’은 중국 공산당이 6·25전쟁을 부르는 말이다.

    서욱 “시진핑 주장 동의할 수 없다… 6·25는 소련·중국 사주 받은 남침”

    서욱 국방장관은 26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6·25전쟁과 관련한)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6·25전쟁은 미국이 이승만 대통령을 교사해 일으킨 전쟁이자 중국을 침략하려던 음모”라는 시 주석의 주장에도 서 장관은 “6·25전쟁은 명백한 남침으로,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사주를 받아 (김일성이) 남침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유엔군이 참전을 안 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애 서 장관은 “백척간두에 있던 나라를 유엔군이 참전해 구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23일 시 주석이 “항미원조전쟁으로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켜 아시아와 세계평화를 지켰다”고 말한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경화 “6·25전쟁에 대해서는 국제적 논쟁 끝났다”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질문과 답변이 나왔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시 주석의 ‘항미원조전쟁’ 발언과 관련 “북한의 남침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국제적 논쟁도 끝났다”고 밝혔다.
  • ▲ 주한미국대사관이 리트윗한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트윗. ⓒ트위터 캡쳐.
    ▲ 주한미국대사관이 리트윗한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트윗. ⓒ트위터 캡쳐.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는 “외교부가 일본과는 일만 생기면 대사를 초치하는 등 엄중 항의하면서 중국의 역사왜곡 발언에는 왜 강하게 대응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강 장관은 “중국에 우리 입장을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과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서도 6·25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됐다고 명시됐고, 논쟁이 끝난 문제”라며 “국제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이 일을 잘 알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유감’ 없는 입장만… ‘마오쩌둥 등에 업고 남침’ 지적한 미국 국무부와 대조

    외교부는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24일에는 국내 언론의 논평 요청을 받은 뒤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은 국제적으로 이미 논쟁이 끝난 문제로,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반복해서 내놨다. 시 주석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 관심사안에 대해 중국과 필요한 소통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부 견해 어디에도 중국 측에 유감을 표시했다거나 항의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대조됐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CCP)은 6·25전쟁이 70년 전에 단순히 ‘발발(broke out)’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1950년 6월 마오쩌둥을 등에 업은(Mao’s backing) 북한의 남침이었다”면서 “자유민주국가들이 맞서 싸우자 중국 공산당은 압록강을 건너 수십 만 명의 병사를 보내 한반도에서 참화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이 트윗을 우리말로 번역해 SNS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