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 지역화폐 한계 지적… 김은혜 "지역화폐로 인한 득실 고민해야"
  • ▲ 20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 ⓒ이종현 기자
    ▲ 20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 ⓒ이종현 기자
    [민주 맘대로 국감] 경기도 산하 연구원이 '지역화폐'와 관련 "관(官) 주도의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내용의 비판적 보고서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화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중 하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에 앞서 경기도 산하기관도 지역화폐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 드러난 셈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이 2019년 12월 낸 '지역화폐 도입·확대에 따른 성과 분석 및 발전방안' 보고서를 입수, 20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세계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한 곳은 많지만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사례가 많지 않다" "국내처럼 관 주도의 톱다운 방식은 지역화폐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화폐를 통한 경기 진작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었다.

    전통시장 소상공인 응답비율 높을수록 지역화폐 부정적 답변 많아   

    보고서에는 지역화폐가 전통시장의 소상공인 매출 향상에 도움이 안 됐다는 설문조사 내용도 담겼다. 

    경기연구원이 지역화폐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실시한 두 차례의 설문조사, 지역화폐 사용처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도 보고서에 담겼다. 조사 결과 지역화폐가 전통시장 활성화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1차 조사에서는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답변이 66%였다. 그러나 2차 조사 때는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51%로 부정적 답변이 늘었다.

    전통시장의 소상공인 응답자가 많아질수록 '지역화폐가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답이 늘었다. 

    설문조사는 전통시장·일반상가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차 설문의 응답자 비율은 전통시장 29%, 일반상가 71%였다. 2차 조사에서는 전통시장 41%, 일반상가 59%였다.

    지역화폐의 주요 사용처는 일반한식(23.6%), 슈퍼마켓(7.3%), 서양음식(6.1%) 등 순이었다. 전통시장 등 다양한 상권이 아닌, 일부 업종에만 지역화폐 효과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관 주도의 지역화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주도 지역화폐를 장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세재정연구원 "지역화폐 효과 제한적"… 이재명 "얼빠졌다" 비난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도 지난 9월15일 발간한 연구보고서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통해 지역화폐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지자체별로 발행하는 지역화폐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발행비용 등 때문에 오히려 손실을 발생시킨다고 분석했다. 또 지역화폐 대부분이 동네 마트 등에서만 사용돼,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은혜 의원은 "높은 할인율을 앞세운 지역화폐는 결국 지속적인 재정 투입을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며 "(그런데)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발행을 늘리면 재정부담만 커지고 적정 재정부담을 위해 발행량을 줄이면 활성화가 불가능한 역설에 빠진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관 주도의 지역화폐가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치는 득실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앞서 9월15일 조세연 연구 결과를 두고 "연구 내용은 2010~18년 사이로 현재의 지역화폐 시행 시기와 동떨어진다" "2년 전까지의 연구 결과를 지금 시점에 내놔 이상하다" 등의 비판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면서 조세연 연구 결과가 "얼빠졌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조세연을 비판한 것을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표현이 과했던 것은 분명한데, 조세연의 연구 내용 자체와 지방정부의 정치인 치적을 위한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