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새 이름 추가"… 라임·옵티머스 게이트에 민주당 '술렁'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금융사기' 사건으로 규정하고 야당의 '권력형 게이트'라는 주장에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여권 인사들의 연루설을 부인하며 전날까지 공세 차단에 열을 올리던 민주당이 16일 침묵했다. 민주당은 새로운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해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금융사기 사건"이라며 "정부·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아무데나 권력형 게이트라는 딱지를 갖다붙이고 공격 소재로 삼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강경한 견해를 드러냈다.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던 여권 인사는 기동민 민주당 의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이모 청와대 행정관 등이었다. 

하지만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진영 행정안전부장관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A의원까지 옵티머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완강한 태도를 보이던 민주당 지도부도 멈칫하는 모양새다. 

이름이 거론된 여권 인사들은 한결같이 이번 사태에 부당한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새로운 보도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당의 입장을 확고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거론되는 여권 인사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초선 의원들 중심으로 불안감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옵티머스 관련 인사들 가운데 호남을 무대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있어 지역구에 가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진짜 맞느냐, 아니냐를 묻는 것은 당연하고 걱정하는 당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지도부는 확고한 자세로 의원들의 기강을 잡으려 하지만, 우리가 국회에 오기도 전에 생긴 일"이라며 "지도부에서는 관련 언행을 조심하라고 하는데 조심한다고 조심해질 사안이 아닌 데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이름이 나오니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워낙 복잡한 문제이고 검찰이 수사 중이어서 왈가왈부하기는 싫지만, 자꾸 (여권 인사)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당에 흠집이 나는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 중인데 섣부르게 관계 없다고 확언하는 지도부의 말이 나중에 부메랑이 될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야당은 특검으로 가야 한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 참석해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돼가는 것 같다"며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특검으로 수사하라고 한 말씀만 하면 깨끗이 정리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