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유재중 등 원외인사에 지역정가 시선 집중… 안정감 경영감각 OK, '정치철새' NO
  • ▲ '현역 불가론'이후 부산 보궐선거판에서 주목받는 국민의힘 원외인사들.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민식 전 의원. ⓒ박성원 기자
    ▲ '현역 불가론'이후 부산 보궐선거판에서 주목받는 국민의힘 원외인사들.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민식 전 의원. ⓒ박성원 기자
    내년 4월7일로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선 시계'가 빨라졌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역 불가론'을 밝히면서 10여 명에 이르던 후보군이 '원외인사' 간 대결구도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지역정가에서는 부산시장 적임자로 '지역과 중앙정치 경험은 물론, 행정 경험도 있는 후보'를 꼽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의 사실상 불출마로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선판'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정치권 "현역 불가 당연한 것 아니냐"

    15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이후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선 후보군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관측이다. '8일'은 김 비대위원장이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더좋은세상포럼'에서 내년 부산시장 보선과 관련 '현역 의원 불가론'이라는 후보 기준을 밝힌 날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역 의원이 나가면 국회의원선거를 새로 해야 하니, (원외에서) 새로운 인물이 나오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선 김 비대위원장의 '현역 불가론'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보선 출마를 위해 또 다른 국회의원 보선을 해야 한다는 게 비상식적이며, 세금 문제와 부족한 의석 문제 등에서 국민적 동의를 얻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부산시장 보선에 267억원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데 모두 부산시에서 충당해야 한다"며 "현역 의원 출마로 치러지는 또 다른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합하면 부산시민들이 낸 '혈세' 300억원 정도를 선거판에 써야 할 수 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의석 수가 103석(지역구 84·비례대표 19)인데, 개헌저지선(101석)보다 불과 2석 많다"며 "개헌저지선마저 돌파당할 위험을 왜 감수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 ▲ 지난 8월 본지와 만난 이진복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 지난 8월 본지와 만난 이진복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현역 불가론'에... 원외인사 후보군 급부상

    김 비대위원장이 '현역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당초 현역 의원을 포함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10명가량의 후보군이 일차적으로 정리됐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지역언론사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서병수(부산 부산진갑)·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사라진 데다, 혁신적 후보를 내세운다는  '초선 등판론'도 불가능해졌다. 이번 부산시장 보선이 이진복·유재중·박민식·이언주 전 의원 등 원외인사들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지역에서는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무너진 부산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준비된 인재, 지역정치와 중앙정치를 모두 경험한 연륜을 갖춘 인물을 꼽는다. 동시에 당적을 이리저리 바꾼 '정치철새'는 부산시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도 우세하다. '보수의 텃밭'이라고도 불리는 부산에서 당적을 이리저리 바꾼 철새정치인이 끼어들면 부산시민들이 과연 좋아하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6월25일 경남 진주에서 진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당원들이 당적을 여러 번 바꾼 이상영 진주시의원의 의장 후보 선발에 반대하며 '탈당' 엄포를 놓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전례 때문에 국민의힘 부신시당 내부에서는 자중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 지난 9월 본지와 만난 유재중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 지난 9월 본지와 만난 유재중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지역정가 "부산 발전시킬 정치력 있는 인물 골라야"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앞으로 뽑을 부산시장은 침체된 부산경제를 일으켜세울 만한 기틀을 다질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며 "인지도나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닌 능력과 경력으로 인증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원외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겠다는 사람들 중 이미 경력으로 검증된 사람들이 많다"며 "국회의원은 당연하고 자치단체장·청와대를 거쳐온 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지역 국민의힘 한 당원은 "그간 현역부터 전직 의원까지 후보군이 너무 많아 누구를 뽑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런 걱정이 조금 덜어졌다"면서도 "다만 아직은 후보들의 공약이 어떤지 알 수 없으니 원외인사 중 누구를 지지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며 "인지도 같은 이름값에 신경 쓸 게 아니라 지역을 다녀보면서 능력 있고 경륜이 좋은 사람을 뽑아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재·보궐선거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오는 15일부터 부산·경남지역 8개 원외 당협을 대상으로 현장실사도 벌인다. 부산시장 보선에 대비한 조직 정비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