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진 씨 14일 해경에 '무궁화10호 선원 진술' 정보공개 청구…"해경, 왜 월북 판단했는지 밝혀야"
  • ▲ 북한 피격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열린 '해양경찰청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북한 피격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열린 '해양경찰청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유족이 월북 가능성을 제기한 해양경찰청(이하 해경)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해경에 동료 선원들의 진술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피격 공무원 이씨의 형 이래진(55) 씨는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경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한 수사당국의 갈팡질팡 태도로 국민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월북으로 단정해 발표한 근거를 밝혀달라"고 말했다.

    앞서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이었던 공무원 이씨는 지난달 북한 등산곶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했다. 이후 해경은 첩보를 분석해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놨다.

    이와 관련, 유족 측은 숨진 이씨와 마지막까지 함께 근무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선원 9명의 진술조서를 공개하라고 해경에 요구했다.

    해경에 정보공개 요청… 동료 선원들 "월북 가능성 없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무궁화 10호 선원들이 해수부 조사 당시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이를 해경에 말한 진술 내용과 비교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만약 (해경의) 진술조서가 공개되면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경이 월북이라고 발표했는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 북한 피격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민원실에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제출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북한 피격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민원실에서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제출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이날 유족 측은 해경에 항의문도 전달했다. 항의문에는 ▲A씨의 동료들이 월북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음에도 월북으로 단정해 발표한 점 ▲슬리퍼는 안전화를 갈아 신기 위해 벗어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부유물을 붙잡고 먼 거리를 북상하기 어렵다는 점 ▲조류 시뮬레이션을 믿기 어렵다는 점 등의 주장이 담겼다.

    이씨는 "억울한 동생 죽음에 명예는 땅에 떨어졌고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며 "동생이 (북한군에 피격되기 전) 체포돼 (해상에서) 이끌려 다닌 시간에 이미 익사했거나 심정지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경 왜 월북 단정했나… 믿기 어렵다" 항의

    이씨는 또 "당국이 (A씨가 해상에서 이동했다고) 발표한 38㎞는 해리로 20마일이 넘는다"며 "이 거리를 구명동의 입고 부유물을 붙잡은 채 헤엄쳐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경계초소가 즐비한 상황에서 대낮에 이동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해경은 왜 동생의 월북을 단정해 발표했느냐"며 "연평도 주변 조류를 그렇게 잘 파악한다면서 왜 아직 동생을 못 찾고 있나. 물때를 잘 아는 연평도 주민들도 월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해경의 실력을 믿었지만 동생의 피격사건 이후 해경의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니 더 이상 믿기 어려워진다"며 "해경은 왜 동생의 명예를 망치려고 하느냐. 모든 과정을 숨김 없이 대통령과 유가족, 국민들에게 말해달라. 동료 선원들의 진술을 공개해 대통령의 편지대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