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기관 임원 연봉 8900만~1억4500만원 '꿀 보직'… 이종성 의원 "낙하산 문제 개선해야"
  • ▲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박성원 기자
    ▲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박성원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산하기관 임원 70%가 식약처 퇴직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야당은 이의경 식약처장 취임 이후 이 같은 '낙하산' 인사가 더욱 심각해졌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산하기관 70% 식약처 출신… 이의경 취임 후 100%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역대 산하기관 임직원 채용 현황'에 따르면, 식약처 산하기관 설립 후 임명된 임원 29명 중 20명(68.9%)이 식약처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 산하기관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식품안전정보원·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중앙급식관리지원센터 등 7개다. 이들 기관의 장이나 상임이사는 식약처장이 임명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경우 올해 기관장과 상임이사 2명이 새로 임명됐는데, 세 자리 모두 식약처 출신이 차지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장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도 식약처 출신이다. 식품안전정보원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제외한 5곳이 전부 식약처 출신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특히 이의경 식약처장이 임명(2019년 3월8일)된 이후 모든 임원 자리는 식약처 출신이 차지했다. 

    이 의원은 "당시 지원자들이 3~7명 있었으나 식약처 출신이 지원만 하면 100% 채용됐다"고 지적했다.

    연봉 8900만원에서 1억4500만원까지

    퇴직자를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별 연봉 현황을 보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관장 1억4500만원·상임이사 1억1600만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기관장 1억1600만원 △식품안전정보원 기관장 1억1400만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기관장 1억1300만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 8900만원 등이다.

    퇴직 공무원 대상 사전·사후관리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종성의원실에 따르면 식약처 공무원 한 명은 퇴사하기 2주 전 업무와 관련된 민간기업 임원들을 만났다. 사실상 이직할 회사가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청탁 의혹까지 제기된다.

    한 퇴직 공무원은 로펌에 입사하기 불과 이틀 전 자신과 함께 일했던 식약처 직원을 직접 찾아가 2시간50분가량 만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는 퇴직자들의 재취업 이력을 10년간 공시할 뿐 아니라 퇴직자와 현직자 간 사적 접촉을 금지하지만, 식약처는 최소한의 규제도 하지 않는 실정이다. 공정위와 같은 규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며 "산하기관 낙하산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