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서 집회 불허 방침 밝혀…野 "광화문서 소통하겠다더니 문리장성 쌓아" 비판
  • ▲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경찰버스로 둘러싸여 있다.ⓒ이기륭 기자
    ▲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경찰버스로 둘러싸여 있다.ⓒ이기륭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코로나19 최대 잠복기간 14일을 고려하면 연휴동안 조용한 전파가 진행돼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한글날인 10월9일에도 집회를 불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휴 기간 사람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관광지에 대한 추가 방역 대책 없이 오로지 광화문 집회만 막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차벽 세웠으면서…정세균 "집회 마찰 없이 마무리"

    정세균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세종대로와 인도에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세운 것에 대해 "다행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는 열리지 않았고, 일부 소규모 차량집회도 큰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휴 동안 국내에서 하루 평균 6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려했던 것보다 상황이 호전되는 것은 많은 국민이 이동을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지켜준 덕"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일부 단체의 한글날 집회 계획과 관련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집회를 준비 중인 단체에서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불법집회 시도를 즉각 중단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의 뇌관을 광화문 집회로 규정하며 대규모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운 것을 방역 성과로 자랑하며 한글날에도 정부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는 집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화문 집회 관련 코로나 검사자 중 확진자 비율(확진율)은 전체 확진율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여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이다.<관련기사: [단독] '광화문집회' 코로나 확진율, 오히려 낮았다… '文정부 정치방역' 첫 확인>

    9월28일자 본지 보도에 따르면, 8월22일~9월10일 20일간 지난 8·15 광화문 집회 관련 조사대상자 1만91명 중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총 82명이다. 비율로 환산하면 0.81%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체 검사자 34만5468명 중 확진자는 5073명으로 조사됐고,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1.47%다. 전체 확진자(5073명)에서 광화문집회 관련 확진자(82명)가 차지하는 비중은 1.62%에 불과했다.

    野 "반정부 집회 예상 도로에 '문리장성' 쌓아"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광화문 광장을 불통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석기 석방을 외치는 수천 대의 차량시위에는 10차선 대로를 터주는 문재인 정부, '반정부 집회'가 예상되는 도로엔 개미 한 마리 얼씬 못할 '문리장성을 쌓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작 드라이브 스루 시위차량 9대가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경찰 1만명에 경찰차 수백 대를 동원했다"며 "언제는 광화문 광장에 나와 소통하겠다더니. 이젠 국민 목소리를 '노이즈 캔슬링'(소음을 차단하는 기술)하는 정부.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 건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