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美 대북 선제타격 검토" 볼턴-우드워드 공통 증언… 미국에 '동맹 한국' 확인시켜야"
  •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태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태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동맹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원 기자
    정부가 한미동맹을 경시할 경우 미국이 불시에 북한을 타격하거나 한반도 문제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경고하며 △한미동맹을 잘 관리할 것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 △미·중 갈등 상황에서 미국의 편에 설 것 △북한군을 계몽할 것 등을 주문했다.

    태영호 "2017년 미국, 대북 선제타격 직전까지 갔다"

    태 의원은 '80기의 핵무기가 터질 수 있는 한반도'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의 내용 가운데 해석 논란이 제기된 '핵무기 80기 사용'(the use of 80 nuclear weapons)이라는 표현과 관련 "문맥상 80이란 숫자는 미국이 계산한 북한 핵무기 최대 보유 숫자"라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쓴 책의 공통점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군사공격을 실제로 단행하려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7월 북한은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뒤 이 미사일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의 국방부도 '화성 14형'이 사실상 ICBM에 근접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격앙됐던 미국, 미국 힘 보여주는 '경고성 공포사격' 고려"

    태 의원은 그해 11월 미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워싱턴 정가 인사들을 만났던 경험을 회고했다. 글에 따르면, 당시 그가 만난 미국 국회의원들은 "매우 격앙된 상태였으며 대북 선제공격에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태 의원은 "미 국회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경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였다"고 반추하며 "그들이 주장한 것은 북한의 핵시설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공격'도, 북한의 모든 핵시설을 무력화시키는 '선제예방공격'도 아닌, 미국 군사기술의 정교함을 보여줘 김정은을 자제시키는 경고성 '공포사격'이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평양시에 전시된 '푸에블로호'를 북한 주민의 피해 없이 정밀타격할 수 있다는 태도였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이번 우드워드 신간에 의하면 화성-14형이 처음 발사된 다음날 미국은 김정은이 화성-14형 발사를 지켜본 텐트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남북접경 동해안에서 전술미사일 시험사격을 했는데, 186마일(약 299.33㎞)을 정확히 날아가 동해에 떨어졌다고 한다"고 상기한 뒤 "그들의 자신감은 허세가 아니라 수치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미동맹 흔들리면 미국은 아예 한반도에서 손 뺼 수도"

    태 의원은 한미동맹이 흔들릴 경우 미국이 이처럼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미국을 불시에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 의원은 "북한군 대다수는 인터넷은 구경조차 하지 못하는 무지몽매한 군대"라며 "미국이 그와 같은 북한 군대를 군사적 정교함으로 다루려 한다면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이어 "우리가 미·중 갈등에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인다든가 지나치게 북한만 바라보는 정책을 편다면 미국은 우리 동의 없이 미국에 대한 위협만 제거하는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타결하든지 아예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손을 떼든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동맹이라는 사실을 미국에 확인시켜 줄 때"

    태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미·북 간에 협상이 타결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태 의원은 "2017년 격앙된 미국이 동해안에서 김정은 정밀타격 훈련까지 하며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리 정부와 협의했는지 의문"이라며 "차기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배제한 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제거 등 미국에 대한 위협만을 없애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 "새삼스럽지만 한국과 미국이 동맹이라는 사실을 미국에 확인시켜줘야 할 때"라며 "미국과 'We go together'를 함께 외칠 수 있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미국을 멀리하려 들면, 미국도 변화된 한국에 걸맞은 정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