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험 치를 것" MBC에… 박대출 "사상 검증, 사과는커녕 책임도 외면" 진정성 지적
  • 취재기자 입사시험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여성을 '피해자'라 불러야 하는지, 아니면 '피해호소인'이라 불러야 하는지 서술하라는 문제를 제출해 '사상 검증' 논란을 일으킨 MBC가 "재시험을 치르겠다"며 사과 입장을 전했다.

    MBC "'성인지 감수성' 재점검‥ 신뢰회복 위해 노력할 것"

    MBC는 14일 오후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13일 공개채용을 위한 논술시험 중 취재기자와 영상기자 직군을 대상으로 한 논술 문제의 적절성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었다"며 "논술 문제 출제 취지는 언론인으로서 갖춰야 할 시사 현안에 대한 관심과 사건 전후의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을 보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떤 호칭을 사용하는지 여부는 평가 사안이 아닐뿐더러 관심 사안도 아니고, 논리적 사고와 전개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핵심취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문제 출제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에 대해 사려 깊게 살피지 못했다"며 "문화방송은 이 사건 피해자와 논술 시험을 본 응시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C는 "문화방송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번 논술 문제를 채점에서 제외하고, 기존 논술시험에 응시한 취재기자 및 영상기자에 한 해, 새로 논술 문제를 출제해 재시험을 치르겠다"며 "구체적인 논술 시험 일정에 대해서는 추후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문화방송은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성인지 감수성'을 재점검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대출 "MBC, '남은 반쪽'도 사과하고 책임자 문책하라"

    한편 MBC의 사과 입장에 대해 박대출(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책임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MBC의 입장 표명은 '반쪽 사과'에 불과하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 의원은 MBC가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나 결코 이 정도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이번 논란의 핵심은 첫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문제고, 둘째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사상 검증'을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인권 유린도, 사상 검증도 용납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인 것"이라고 강조한 박 의원은 "그런데도 MBC는 피해자 2차 가해 문제는 사과만 하고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사상 검증 문제는 사과도, 책임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애먼 응시생들이 입은 피해는 뭘로 보상할 것이냐며 갑질로 끝낼 일인가? 답답한 건 취업이 급한 젊은 청춘들이니 알아서 하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채용시험을 두번 치르게된 것은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한 박 의원은 "MBC 경영진은 남은 반쪽도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