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피해접수 1000여 건, 울산 시설물 피해만 170여 건… 동해로 빠져나간 '하이선' 8일 오전 9시쯤 소멸
  • ▲ 소방대원들이 7일 오전 부산 진구에서 토사붕괴로 집에 고립된 60대 남성을 구조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 소방대원들이 7일 오전 부산 진구에서 토사붕괴로 집에 고립된 60대 남성을 구조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울산에 상륙했던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강릉 북쪽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강원 일부지역에는 여전히 강풍과 많은 비가 내려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하이선이 지나간 울산·부산 등에서는 시설물 추락과 정전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7일 오후 1시30분쯤 강원도 강릉 북쪽 20㎞ 부근 해상으로 이동했다. 하이선은 이날 오전 9시쯤 울산 남남서쪽 약 30㎞ 부근으로 상륙한 뒤 북진해 4시간30분 만에 우리나라를 빠져나갔다.

    7일 오전 울산 상륙 '하이선', 오후 동해로 빠져나가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하이선은 강원도 속초 북동쪽 약 50㎞ 해상에서 시속 64㎞로 북진한다고 전했다. 하이선은 현재 최대풍속 초속 30m(시속 108㎞)의 중간세기 태풍으로 약화했다.

    그러나 태풍과 가까운 동해안 해안가에는 최대순간풍속 25m(시속 90㎞) 내외의 강풍이 부는 곳이 있고, 강원영동 북부에는 시간당 4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하이선은 8일 오전 0시쯤 북한 청진 북서쪽 약 20㎞ 부근 육상으로 이동한 뒤 점차 소멸할 것으로 예보됐다.

    하이선이 우리나라를 빠져나가면서 태풍특보도 점차 해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전북과 경남, 오후 5시에는 경북과 충청도 등에 발효된 태풍특보를 해제했다.
  • ▲ 7일 오전 만덕남해고속도로 진출입로에서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 1명이 갇혀있다 119에 의해 구조됐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 7일 오전 만덕남해고속도로 진출입로에서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 1명이 갇혀있다 119에 의해 구조됐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하이선이 몰고온 강풍과 많은 비로 부산·울산 등 남부지방에 피해가 잇따랐다.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정오 기준 울산에는 전날부터 총 133.8㎜의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울산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에는 이날 오전 8시40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3시간 만에 해제됐다.

    울산에서는 주택 침수 3건, 도로 침수 50건이 신고됐다. 이날 0시 기준 울산 동구 미포동에서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41.9m를 기록하며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울산시가 이날 오후 2시 잠정집계한 시설 피해는 178건에 달했다. 가로수 전도 61건, 신호기 고장 19건, 옥외간판 파손 39건, 기타 시설물 파손 36건이다. 정전으로 3만7660여 가구가 피해를 입은 가운데 현재까지 987가구만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울산·부산 하이선 피해 집중… 부산 60대 남성, '간판' 맞아 부상

    부산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부상자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남구의 한 도로를 지나던 60대 남성이 강풍에 날아온 간판에 이마를 맞았다. 이 남성은 이마와 후두부 등에서 출혈이 발생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또 광안대교 하판에서 1t짜리 탑차가 강풍으로 쓰러져 운전기사가 차량에 갇히기도 했다. 이 운전기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북구 남해고속도로 진입로에서는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가 119에 구조됐고, 동래구에서는 한 육교 승강기가 강풍에 멈춰 갇혔던 시민 1명이 119에 구조됐다.
  • ▲ 강원도에서는 하이선으로 인해 도로 곳곳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 강원도에서는 하이선으로 인해 도로 곳곳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부산시에 따르면 112에 접수된 태풍 관련 피해 신고는 총 353건이다. 교통통제 54건, 신호기 고장 49건, 토사유출 2건, 기타 247건 등이다. 부산 119에도 총 65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안전조치 531건(간판 109, 주택 81, 도로장애 37, 토사 및 낙석 8), 배수지원 113건, 인명피해 5건, 인명구조 41건 등이다. 또 590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정오 기준 5600가구의 전기 공급이 복구된 상태다.

    경북 경주에서는 월성원자력발전 터빈발전기 2기가 정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8분쯤 월성원전 2호기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했고 이어 오전 9시18분쯤에는 월성원전 3호기가 멈췄다. 한수원 측은 송전 관련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서 터빈발전기가 정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도로 통제, 항공기·열차 운항도 차질… 오후 들어 점차 운항 재개

    강원도에서는 도로 40여 곳이 침수되고 산사태·토사유출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0분쯤 인제군 북면 용대리 부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56번 국도 미시령터널 구간의 차량통행이 부분통제됐다가 오후 2시부터 재개됐다. 토사가 유출돼 양방향 통행이 전면통제된 46번 국도 진부령 구간은 여전히 통행이 불가능하다.
  • ▲ 강원소방본부가 7일 오후 도내 유실된 도로를 복구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 강원소방본부가 7일 오후 도내 유실된 도로를 복구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항공기와 열차 등도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하이선의 영향으로 전국 15개 공항에서 항공기 331편이 결항했다.

    공항별로는  이날 오후 2시 출발 기준 제주 121편, 김포 91편, 김해 61편, 울산 12편, 광주 10편, 청주 9편, 여수 6편, 포항 3편, 대구 3편, 양양 2편 등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13편이 결항하고 22편이 지연됐다. 한국공항공사는 태풍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이날 오후부터 전국 주요 공항이 점차 정상운항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첫 열차부터 운행이 중단된 경부·경전·동해·중앙·영동·경북선 등 6개 노선 일부 구간도 운행재개했다. 한국철도는 이날 오후 12시45분쯤부터 동해선 전동열차 운행을 재개했고, 경부·경전·동해선 구간은 오후 3시부터 모두 정상운행에 들어갔다. 다만 중앙·경북·영동·태백선은 아직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