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획비서관실이 작성" 해명… 김근식 "갈라치기도 나쁘지만 발뺌하는 것도 참 큰일"
  • ▲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의사·간호사 편 가르기' 글과 관련해 청와대가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청와대 부대변인을 거쳐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문 대통령이 직접 SNS 글을 쓴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 의원은 청와대 해명 이후로는 "지금은 알 수 없는 부분"이라며 말을 바꿨다.

    文, SNS 직접 쓴더더니… 고민정 방송 나와 "지금은 몰라"

    고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2018년 5월1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SNS는 직접 다 쓰시고 업로드만 다른 관리자가 해준다'고 했는데, 어떤 게 맞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고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현직이 아닌 전직이라 "잘 모른다"는 식으로 말했다. 고 의원은 "현재 (청와대가) 어떤 시스템과 구조로 돌아가는지 저조차 알 수 없다"며 "현재의 사실관계를 묻고 싶으시다면 저를 부를 것이 아니라 현직에 있으신 (청와대 참모)분들을 부르셨어야 될 것 같다. 제가 (청와대에서) 나온 지 꽤나 많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뉴스 앵커를 예로 들며 "오프닝 같은 경우는 작가들이 쓰기도 하고 혹은 그것을 취재한 현장 기자들이 쓰기도 한다"며 "때로는 그게 그냥 그대로 나가기도 한다. 앵커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고치기도 하고, 때로는 데스크가 고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의사와 간호사 편 가르기 논란이 인 문 대통령의 SNS 글을 방송국 뉴스 앵커 멘트에 비유한 것이다.

    고 의원은 이어 "그것은 누구의 것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답하기 참 어려운 부분"이라며 "해당 뉴스에서 말하고자 하는, 그러니까 국민들에게 그 뉴스를 통해 발신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이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진행자는 '어쨌든 최종은 대통령이 보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고 의원은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면서 "워낙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이런 논란들이 이게 과연 핵심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즉답을 피했다.

    "文 간호사 글, 참모가 썼다? 최순실 뺨치는 국정농단"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렵습니까"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했던 의료진 대부분이 간호사였다"는 글을 올려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다음날 해당 글은 기획비서관실이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이 SNS를 직접 쓴다"는 고민정 의원의 주장과 달라 논란이 커졌다. 또 막상 특정 글에 비판이 나오자 청와대가 참모진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간호사 관련 글이) 대통령 재가 없이 대통령 명의로 나갔다면 최순실 뺨치는 심각한 국정농단"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엉망인 청와대라도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출고되기 전 메시지나 발언 원고를 읽고 오케이를 해야 할 것"이라며 "간호사와 의사를 갈라치기한 것도 나쁘지만, 이제 그 메시지 자체를 본인이 안 썼다고 발뺌한다면 그건 대통령으로서 할 짓이 결코 아니다. 참 큰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