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온라인 퇴임식, 32년 정치생활 '종지부'… "5·24조치로 남북관계 단절" 끝까지 MB 탓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영상 캡처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영상 캡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32년 정치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당대표 퇴임식이 28일 열렸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재집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20년 재집권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TV'에서 열린 온라인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이라는 것이 입안해서 뿌리를 내려 국민들에게 효과를 보기까지 아주 짧은 것은 4~5년씩 걸리고, 완전히 뿌리 내리고 흔들리지 않으려면 기본적으로 10~20년이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20년 재집권론 주장하며 전 정권 탓

    이 대표는 "참여정부가 마지막에 재집권을 실패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국민의정부·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정책들이 왜곡되는 것들을 볼 때 참 아쉬웠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이명박 정부 시절) 민주주의와 경제, 남북관계가 무너졌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문재인 대통령도 안타깝게 생각하셨고, 저도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정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재집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0년도부터 김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추진해오셨는데, 그게 중간에 5·24대북조치로 단절이 안 되고 지금까지 발전해왔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며 "10년 만에 차단이 됐기에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금강산도 관광을 못 가는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나"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5·24조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5월24일 천안함 폭침 도발(같은 해 3월26일)로 국군 46명을 사망하게 한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해 가한 대북제재였다. 그런데 이 대표는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발생한 5·24조치 때문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중단됐다며 이명박 정부 탓을 한 것이다. 

    금태섭 징계해놓고…"당내 건전한 비판 얼마든지 수용"

    이 대표는 또 '퇴임 이후 친노(친노무현)계의 좌장으로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저는 친노·친문이라는 용어 개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현역을 은퇴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친문 지지층 목소리만 반영하다 보니 건전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에는 "당이 강렬 지지층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원들 의사도 중요하지만, 국민 전체의 뜻을 존중하고 같은 입장을 갖고 운영한다. 당내 건전한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당론에 반대했다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금태섭 전 의원의 징계와 관련한 물음에는 "윤리심판원은 자율적 기구"라며 "어차피 저는 임기가 내일이면 종료되기 때문에 차기 지도부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해영 "조국 사태 때 역할 못 해"

    이 대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당내 분란과 혼란을 막아왔다는 평가와 함께 다양성을 지나치게 제약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고 말하는 등 거침없는 언행으로 '이해찬 리스크'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퇴임을 두고 당내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부산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넘치는 카리스마로 무난하게 당을 잘 이끈 것은 사실이고, 총선에서도 승리했다"며 이 대표의 리더십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반면,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조국 사태 때 국민적 갈등을 조정하는 데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국민들께 진솔하게 말씀드려야 하는데, 지도부에서 그러한 점이 부족했다"며 이 대표 체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