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절차 안 밟았다" 홍익표 해명에… 김종민, 이해식, 홍성국 "당론 맞다" 다른 주장
  •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당이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당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 추진단까지 출범시키고 속도를 내는 행정수도 이전이 아직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지 못하자 표면상으로는 당론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 직후 곧바로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을 구성하고 원내대표 출신 4선 우원식 의원을 단장에 임명하는 등 '행정수도 이전 프로세스'에 박차를 가했다. 당내에서도 홍 의원의 발언에 "포괄적으로는 당론"이라며 반박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행정수도 이전 당론 절차 안 밟았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행정수도 이전이 당론이냐'는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의 질문에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달 20일)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처음 제기했고, 그전까지는 당론이 아니었다"며 "당론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도 "당론이라는 것은 당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확정하는 것"이라며 "이거(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를 하지 않았고, 당론이라는 구체적 절차를 안 밟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추진단에서 (행정수도 이전)안을 정교하게 만들면 그때 당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與 "20년간 당론" "포괄적 당론" "제 입장에서는 당론" 

    하지만 홍 의원의 주장과 달리 민주당 내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이 당론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갑자기 행정수도 이전이냐?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에서 살았다면 이렇게 말씀하실 수 없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2년 대선 때부터 시작한 필생의 정치적 숙제였고, 지난 20년 동안 우리 민주당의 일관된 당론이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 간사인 이해식 의원도 본지와 통화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포괄적으로는 당론"이라면서 "홍 의원의 주장은 아마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당 의원들의 입장이 서로 다른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홍성국 민주당 의원 역시 통화에서 "제 입장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이) 당론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홍 의원의 말씀은 아직 의원총회에서 (행정수도 이전안이) 추인되지 않아 당론이 안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당론이라는 절차를 겪지 않았지만 당론에 준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與 수도 이전 이견…"부동산대란 국면전환용 카드의 흔적"

    민주당 내에서조차 행정수도 이전 관련 의견이 엇갈리자 정치권에서는 "부동산대란 국면전환용 카드의 흔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래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당내 의견조차 정리 안 된 것을 가지고 대단한 것마냥 뻥튀기를 하고 있다"며 "이는 진정성 없이 부동산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국면전환용 카드로 꺼낸 흔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