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 발생 지자체 중 정수장 오염 사례는 인천뿐… 서울시 "외적 요인"이라면서 정확한 유입 경로 밝혀내지 못해
  • ▲ 인천시 강화도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뉴시스
    ▲ 인천시 강화도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 ⓒ뉴시스
    '수돗물 유충' 공포가 처음 확인된 인천을 넘어 서울·경기·강원·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했다. 인천은 정수장에서 실제로 유충이 확인됐으며, 경기와 서울은 수돗물 공급 과정이 아닌 가정의 배수구나 하수구에서 나방파리과 유충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결론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18일 오후 6시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수돗물 유충 관련 신고 건수는 총 46건이다. 최초 발견된 서구에서 19건으로 가장 많고, 부평구 8건, 계양구 6건, 영종도 3건, 강화군 2건 등의 순이다. 지난 9일 유충이 처음 발견된 이후 접수된 신고 건수는 166건으로 늘어났다.

    인천시, 정수장 2곳서 실제 유충 발견… 총 166건 신고

    인천시가 정수장을 점검한 결과, 공촌정수장과 부평정수장에서는 실제로 유충이 발견됐다. 다만 남동정수장과 수산정수장 등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촌정수장의 경우 물을 모두 빼고 청소를 끝낸 상태지만, 각 가정으로 이어지는 관로에 유충이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평정수장에서 발견된 것은 죽은 깔따구 유충이나 번데기, 나방 알 등으로 추정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현재 각 정수장과 배수지를 청소하고, 관로 이물질 제거작업과 수돗물 소화전 방류 등을 하며 수질 정상화에 주력한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는 서울에서도 접수됐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다. 신고인은 19일 오후 11시쯤 샤워를 한 후 욕실 바닥에서 1cm 크기의 붉은색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중부수도사업소에 신고했다.

    서울시는 이 유충을 외적 요인을 통한 발생으로 본다. 시는 이날 오후 4시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오피스텔은 지하 저수조를 통한 간접급수 방식을 사용한다"며 "1개월 전에도 유사한 벌레가 발견된 사례가 있으며, 배수구에 물이 고인 곳에서 벌레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수도관이 아닌 외적 요인을 통한 유충 발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서도 수돗물 유충 신고… 경기에선 총 14건 신고

    '수돗물 유충' 신고는 경기도에서도 이어졌다. 15~19일 5일간 화성시·시흥시·광주시·파주시 등에서 총 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별로 보면 화성시 9건(아파트 8건, 교도소 1건), 시흥시 1건(아파트), 광주시 2건(주택), 파주시 2건(아파트) 등이다.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된 화성시의 경우 수돗물을 공급하는 석우·마도배수지 등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화성시가 9건의 신고 건수 중 3건의 샘플을 받아 확인한 결과 나방파리과 유충으로 확인됐다. 이 유충은 정수장이나 배수지가 아닌 각 가정의 하수도관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시흥시·광주시·파주시도 수질검사와 정수장 등을 점검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대신 각 가정의 하수도에서 깔따구 유충과 비슷한 나방파리 유충이 발견됐다.

    시흥시 관계자는 "유충 신고가 들어온 가구의 화장실·세면대·싱크대 등에서 나방파리 유충이 발견돼 수돗물이 아닌 가구별 내부적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며 "여름철에는 화장실 배수구·세면대 등에서 나방파리·집파리 등의 유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뜨거운 물이나 살균제로 청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서도 수돗물서 유충 '꿈틀'… 강원 양양서도 신고 접수

    '수돗물 유충' 사태는 부산까지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20일 부산지역 아파트와 주택의 세면대·욕조 등에 받은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11건 접수됐다.

    부산진구·영도구·사상구에서 각각 2건, 중구·남구·수영구·동구·금정구에서 각 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영도구에서는 모기 유충이 발견됐으며, 사상구에서는 파리와 깔따구 유충 및 실지렁이가 확인됐다. 이외에 중구와 동구의 경우는 어떤 유충인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부산진구는 현재 유충의 종류를 확인 중이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장마철을 맞아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결과로 보인다"며 "아파트 저수조, 가정 물탱크, 하수구 등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강원도 양양군에서도 수돗물 유충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16일 한 펜션 주인이 수돗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서 2㎜ 안팎의 유충 6마리가 발견됐다고 신고했다. 

    양양군은 "현장을 조사한 결과 욕실에 파리들이 있었고, 다른 용기에서도 유충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외부에서 들어온 파리가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수장과 배수지 등을 점검한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