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땐 '건국대통령' 예우… DJ-노무현 정부도 '박사님'… 文정부 들어 대놓고 홀대
  • ▲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서거 55주기 추모식' 2부가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정상윤 기자
    ▲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서거 55주기 추모식' 2부가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정상윤 기자
    국가보훈처가 박근혜 정부 이후 '건국대통령'으로 예우하던 이승만 대통령을 공식 행사에서 '박사'라고 호칭하는 등 격을 낮추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논란은 보훈처가 이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이후 7년간 '대통령'으로 호칭하다 올해 55주기 추모식에서 '박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 이승만 대통령

    보훈처는 2013년 이 전 대통령 48주기 때부터 보도자료에 '건국대통령 우남 이승만 박사'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는 다음해인 2014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2015~18년에는 '이승만 대통령'이라고 호칭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3년차였던 지난해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라고 '전직'임을 명시하더니, 올해 55주기 추모식에서는 아예 '우남 이승만 박사'라고 표현해 대통령 호칭을 뺐다.

    박삼득 보훈처장은 19일 이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행사에서 이 전 대통령을 7차례나 '대통령'이 아닌 '박사'로 지칭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보훈처장을 지낸 피우진 전 처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 추모식에 불참했고, 이후 취임한 박 처장은 올해가 첫 참석이었다.

    김대중 정부 땐 "박사님"→ 이명박 정부 땐 "대통령님"

    그간 이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한 보훈처장 추모사를 보면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2000년 최규학, 2001년 이재달 당시 보훈처장은 '박사님'으로 지칭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2006년 박유철, 2007년 김정복 당시 보훈처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 취임했던 박승춘 전 보훈처장은 2011, 2012년 계속해서 추모식 때 이승만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으로 불렀다.

    윤희석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임은 물론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기도 하다"며 "건국의 기준을 어느 쪽으로 잡든 유일무이한 대한민국의 건국 대통령이며 국민들로부터 가장 먼저 대통령으로 불렸던 분"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대변인은 이어 "국가보훈처는 통상적으로 박사와 대통령 모두 이 전 대통령을 칭하는 표현이라고 해명했지만, 1년에 한 번 있는 공식 추모식에서 비공식 호칭을 쓰며 추모사를 하는 정부 대표는 본 적이 없다"며 "추모사를 보훈처장 개인이 혼자 쓰지는 않았을 터인데, 그렇다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이 정부의 인식을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