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과 함께 '2강' 오를 기세… 李 "부동산 마구 세금 때리면 안 돼" 친문과 각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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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기사회생하면서 차기 대권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낙연 의원 독주체제로 굳어지는 듯했던 여당 내 경선 판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서 풀려난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원톱체제'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로 거듭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17일 현재 민주당 내 부동의 지지율 1위는 이낙연 의원이지만, 이재명 지사가 정치적 회생에 성공하면서 2강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1대 총선을 거치면서 이 의원의 지지율은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이 지사는 상승세를 탔다.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의원 지지율은 올해 4월 10일 26%였고, 이달 10일엔 24%였다. 같은 기간 이 지사 지지율은 11%에서 13%로 올랐다.당장 이 의원 대세론이 굳어진 듯했던 8월 전당대회에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당 내에선 이 지사 측근들이 대거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과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계'로 정성호·백혜련·김영진 등 경기 지역 일부 의원들이 꼽힌다. 이 지사 지역기반이 영남권(경북 안동)이라는 점은 호남 세력에 의지하고 있는 이 의원과 차별화된다.'안이박김' 털어낸 이재명, 대권가도 탄력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는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대권주자 중 살아남은 사실상 유일한 후보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실형을 받은 뒤 구속 수감 중이고,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사망하면서 이 지사가 상대적으로 주목도를 독차지하게 됐다. 한때 비문계 여권 잠룡 숙청설인 '안이박김'(안희정·이재명·박원순·김부겸)에 속하기도 했지만 위기를 털어냈다.'사이다 발언'과 강한 행정 추진력이 있는 점도 지지율 상승을 추가로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재난지원금 2차 지급과 기본소득제도 도입 등 중앙정치를 흔들 수 있는 여론 조성에 이 지사가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고 공통적으로 평가한다. 1,300만명에 이르는 경기도 도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것도 정치적 자산이다.최근 리얼미터가 발표한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71.2%로 집계돼 민선 7기 지자체 단체장 가운데 2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이재명 지사는 전날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할지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할 것"이라며 "제게 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실거주 여부 따져 징벌적 중과세해야"이 지사는 다음날에는 투기 목적으로 여러 주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징벌적 중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대권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지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집값)보다는 숫자(다주택), 숫자보다는 실거주 여부를 따져 징벌적으로 중과세를 해야 한다"며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지 않느냐. 평생 한 채 가지고 잘살아 보겠다는데 집값 올랐다고 마구 (세금을) 때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이 같은 그의 발언은 전날 문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하여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한 것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