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 말고 무소속이나 시민후보 주장도 하는데, 이건 상꼼수"… 통합당 "용기 있다" 평가
  •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강서갑)이 17일 내년 4월 있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 당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여권 광역단체장들이 성추문으로 연달아 물의를 빚자 당을 향해 반성과 쇄신의 모습을 요구한 것이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원순·오거돈 성추문' 사건으로 촉발한 내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이) 대의명분적 측면에서 확실하게 반성하고 이번에 후보를 안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 후보 지원하는 건 더 무책임한 짓" 

    전 의원은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경우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저게 반성한다는 것인지, 반성하지 않는 것인지' 또는 '저게 책임을 지는 것인지, 안 지는 것인지' 모호할 수 있다"며 "이런 모습을 보이지 말고 이참에 우리가 확실하게 죽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확실하게 죽을 때만이 (민주당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한 전 의원은 "(민주당 내) 어떤 분들은 '무공천 말고 무소속이나 시민후보로 내는 것은 어떠냐'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이것은 꼼수 중의 상꼼수"라며 "그럴 것이라면 차라리 공천해서 후보를 내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해놓고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거나 시민후보라는 포장지를 입혀 시민들에게 내는 것은 더 무책임한 짓"이라는 것이다.

    "당헌·당규 너무 무시해… 민주당, 무공천으로 악순환 끊어야"

    전 의원은 자신의 '내년 보궐선거 무공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민주당의 당헌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직위를 상실했을 경우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은 "우리 정치권이 (그동안) 당헌·당규를 너무 무시했다"면서 "자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그야말로 무표정하게, 무책임하게 후보들 내고 표를 달라고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보궐선거의 사유를 제공한 정당이, 한 번쯤은 우리가(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그 뒤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다른 정당들도) 당연히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다는 입장에서 한 번쯤은 무공천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13일 부산시의회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재·보궐선거에 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말자"고 말해 민주당 당원들로부터 "배가 불렀다"는 등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서울·부산시장의 임기가 8개월 밖에 보장되지 않는 만큼 실리적 측면에서도 후보를 내지 않고 반성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野 "전재수 발언, 용기 있지만 당연… 文도 직접 언급"

    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미래통합당에서는 "용기 있는 발언"이라면서도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통합당 박성중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전 의원을 '용기 있다' 이렇게 평가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전 의원의 발언은 당연한 것"이라며 "민주당 당헌에도 부정부패가 있으면 (보궐선거에서) 당 후보를 안 낸다고 못이 박혀 있고, 문 대통령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때 이를 직접 언급했기에 이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지내 대표적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꼽힌다. 2018년에는 친문(친문재인) 핵심의원들의 모임인 '부엉이모임' 회원으로도 활동해 '부산 핵심 친문' 인사로도 알려졌다. 부산 북·강서구갑에서 내리 2선을 하고 현재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