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의총 열고 주호영 재신임… 윤미향·대북정책·'한유라 사건' 국정조사 추진키로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15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간 것에 항의하며 사찰칩거를 해오던 주 원내대표는 열흘만에 국회로 복귀했다.ⓒ박성원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15일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간 것에 항의하며 사찰칩거를 해오던 주 원내대표는 열흘만에 국회로 복귀했다.ⓒ박성원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사찰 칩거'를 끝내고 10일 만에 국회에 복귀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해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하고 지난 15일부터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를 이어갔다. 통합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복귀한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했다. 

    통합당은 윤미향 민주당 의원 관련 의혹과 정부의 굴종적 대북정책은 물론 '한유라(한명숙·유재수·라임 사태) 사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협상 없었다…상임위 배정표 제출 거부할 것"

    통합당은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박수로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 의장의 재신임을 의결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처음부터 '통합당 없이도 국회를 맘껏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이고, 당신들(통합당) 의사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보라는 것"이라며 대여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저쪽(민주당)이 상임위원회 배정표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전혀 그럴 수 없다"며 "처음부터 협상은 없었다.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하지 않겠다. 절대 몽니 부릴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176석을 등에 업고 관례상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장직을 가져간 것을 돌려놓지 않으면 원 구성 협상은 없고 상임위원장 18석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순간 우리에게 손을 내밀 텐데, 그때까지 꿋꿋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관철해야 하는 민주당이 끝까지 국회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새로운 협상안을 들고 올 때까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당부다.

    "상임위 아니더라도 국민께 보고하고 비판 제기할 것"

    통합당은 북한의 도발 등 엄중한 국정상황을 감안해 상임위 참석 대신 원내 기구를 통해 현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박진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이 민주당의 외교통일위원들과 만나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정부의 추경안도 정책위에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상임위가 아니더라도 국민들께 보고하고 비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의 윤곽도 잡았다. 여권이 주장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검찰 수사 과정에 대한 의혹'과 '조국 민정수석실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3가지 사건을 묶어 국정조사하자는 제안이다.

    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에서) 법사위를 열더니 '한명숙 뒤집기'로 법원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의총에서 이철규 의원이 유재수 사건과 라임 사건 등 가칭 '한유라 사건'을 국정조사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과 관련해서도 "과거 정유라 사건 때 (검찰) 수사 중인데도 국정조사가 진행된 사례가 있다. 이미 민주당이 과거에 했던 얘기"라며 국정조사 추진 의사를 밝혔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특별위원회 또는 상임위원회를 통해 특정사안에 관해 조사할 수 있다. 의장은 조사요구서가 제출되면 본회의에 보고하고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특위를 구성하거나 해당 상임위에 회부해 국정조사를 진행할 위원회를 확정한다.

    "與, 한명숙 사건 억울하면 왜 기회 놓치는가" 압박

    최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요구서의 본회의 통과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여당이 한명숙 사건이 억울하다면 왜 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가.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여당의 원 구성 압박에 대응하기보다 국정조사라는 별도의 사안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과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약 40분간 회동했지만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하고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