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방적 상임위장 선출에 반발…김종인 복귀 요구에 '묵묵부답'
  • ▲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페이스북
    ▲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페이스북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로 일주일째 전국 사찰을 돌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 협상 당사자인 주 원내대표가 자리를 계속 비우고 있는 만큼 21대 국회 원 구성은 당분간 표류할 전망이다.

    전날 선친의 49재를 맞아 경북 울진 불영사를 찾은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당내 목소리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상황이 바뀐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

    법제사법위원장 몫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대전과 광주 등 전국의 사찰을 돌며 칩거하고 있다.

    충북 보은군의 속리산 법주사에서는 주 원내대표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이 있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복귀해달라"는 메시지를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을 통해 주 원내대표에게 전했지만 거절되자 직접 설득하러 찾아간 것이다.

    김종인 "여당과 더는 협상할 일 없어져"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20일) 내가 내려가서 만났다. (국회 복귀는)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테니 기다려 보시라"며 "일단 더는 여당과 협상할 일은 없어져버렸다. 지금까지 해온 관행을 깨버렸으니까, 우리 나름의 대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하더라도 의연하게 의정 활동을 하며 정책으로 승부하자는 메시지를 당내에 발신하는 등 '임전무퇴'의 각오를 보여준 바 있다.

    민주당은 3차 추경 처리를 위해선 오는 24일까지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고 25일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물밑 협상을 시도하며 주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바라고 있지만 법사위원장은 이미 정해졌다는 민주당과 원점에서 다시 정해야 한다는 통합당 사이에 이견이 큰 상황이다.

    절충안으로는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나눈 뒤 두 위원회를 여야가 번갈아 맡는 방안, 법사위를 통합당이 맡되 민주당이 우려하는 '구태'가 반복될 경우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통합당 내부적으로 경제에 안보 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회 파행이 장기간 이어지면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민주당이 복귀 명분을 제공하면 양당 원내대표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