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 건립 주도한 김씨 "피해자 중심 단체 만들 것"… 이용수 할머니 수양딸 "할머니 뜻과 무관"
  • ▲ 지난 5월 25일 열린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 당시 김씨가 이 할머니를 부축하며 들어오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지난 5월 25일 열린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 당시 김씨가 이 할머니를 부축하며 들어오고 있다. ⓒ권창회 기자
    위안부 생존자들을 돕겠다던 시민단체들의 '도덕적 해이'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기존 단체와는 달리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만 집중하겠다"며 새로운 시민단체 결성을 공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2015년 대구여상 소공원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시민운동가 김모(58) 씨다. 16일 김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출범할 단체는 후원금을 받아 운영하되, 회계를 외부에 맡기는 방식으로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강연을 통해 생기는 수익은 전액 할머니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수(92) 할머니께 시민단체를 추진한다고 말씀드리니 '모금을 할 생각이면 아예 그만둬라'고 하셔서 취지를 잘 설명드렸다"며 "돈이 쌓이면 문제를 낳기 때문에 강연이나 행사가 끝날 때마다 통장을 비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씨는 2017년 이용수 할머니의 미국 하원청문회 증언을 지원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할머니의 활약상은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소재로 쓰였다.

    김씨는 새롭게 출범할 단체명을 이 영화 제목에서 따왔다. 영화 '아이캔스피크'가 이 할머니를 모델로 만들어졌듯이, 출범을 앞둔 시민단체 '아이캔스피크'의 중심에도 역시 이 할머니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아이캔스피크' 출범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16일 오전 "정작 이 할머니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측근 인터뷰가 나왔다.
  • ▲ 이용수 할머니의 수양딸 A씨는 김씨를 향해
    ▲ 이용수 할머니의 수양딸 A씨는 김씨를 향해 "당사자인 할머니도 인지 안돼 있는데 뭐냐"며 "전화번호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한 번쯤은 물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페이스북 캡쳐
    "'아이캔스피크'란 단체, 이용수 할머니도 몰라"

    이 할머니의 수양딸 A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누구냐 넌? 아무도 모르는데"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아이캔스피크'란 단체는 당사자(이용수 할머니)도 인지 안 돼 있는데 뭐죠"라면서 "전화번호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한 번쯤은 물어봐야 순서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A씨는 한국일보의 보도와는 달리 김씨가 이 할머니의 미국 방문 등에 도움을 준 인물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그때 대구서 적극적으로 미국 가는 일에 힘쓰신 분은 김씨가 아니었다"며 "그때 내가 미국 모시고 간 사람인데 뭐하자는 거냐"고 김씨를 비판했다.

    지난달 25일 열렸던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당시 할머니를 모시고 나왔던 측근 B씨도 A씨의 의견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용수 할머님 뜻과 (김씨가 추진하는 단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