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 분명히 있다"… 靑 "4차 정상회담 여전히 유효"
  •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는 16일 남북협력사업의 변함 없는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의 긍정적 화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번졌다. 북한의 계속적인 대남 적대행위가 이어져 단기간에 상황의 반전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문재인 정부가 밝힌 남북협력사업을 언급하면서 "남북협력사업이라는 것이 여기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겠다"며 "상황에 따라서 좀 더 달라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존에 제안한 남북협력 구상 이외에 대북제재를 피할 현실성 있는 사업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남북 접경지역 협력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개별관광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 및 단일팀 구성 등도 제안했다.

    文 "대화 창 닫지 말기를"… 일방적 北 바라기

    문 대통령은 전날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에서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며 "북한이 대화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남북이 힘을 모아 추진하자는 메시지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기존에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정상회담 제안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며 "제안을 이미 한 상태다. 당연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은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나왔다.

    北, 대남 도발 본격화… 美 "북한 행동에 실망"

    청와대의 희망과 달리 북한은 우리 정부를 향해 연일 강경기조를 보이고, 미국은 그런 북한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공개 보도에서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관계 부서들로부터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급기야 이날 오후 2시50분쯤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 건물 폭파를 단행했다. 우리 군은 폭파음 청음과 육안을 통해 폭파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의 첫 담화가 나온 이후 2주도 되지 않아 일사천리로 대남 군사행동을 실천에 옮긴 셈이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북한이 한국 정부를 향해 비난 담화를 잇달아 내놓는 것과 관련, 미국의소리(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항상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으며, 북한의 최근 행동과 담화들에 실망했다"며 "미국의 한국 방어 의지는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올 초 "한국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남북협력사업은 한미 워킹그룹(실무그룹)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던 기존 견해를 바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