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개인 명의 담화 "남조선 당국, 흰소리 치지만 실천은 한걸음도 못내"
  • ▲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 제공 = 자유북한운동연합 / 뉴시스
    ▲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 제공 = 자유북한운동연합 / 뉴시스
    북한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연일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명의의 담화가 발표됐다. 이번 담화는 우리나라를 향해 "이제부터 괴로울 것"이라는 협박을 담았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장금철은 12일 밤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담화를 발표했다. 

    장금철은 담화에서 이번 사태를 통해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며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남조선, 이제부터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

    장금철은 또 "11일 남조선의 청와대가 삐라 살포 행위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고 비꼬았다. 

    이어 "지금껏 통일부 뒤에 숨어 있던 청와대가 마침내 전면에 나서 그 무슨 '대용단'이라도 내리는 듯이 입장 표명을 했지만,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며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금철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행동으로 옮기라고 우리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장금철은 "여태껏 말이 부족하고 글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여 북남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하였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대북전단 금지) 법 같은 것은 열번 스무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금철은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통일전선부장에 전격 기용됐다. 장금철이 개인 명의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외에도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에도 이 담화를 13일 0시 5분께 내보냈다.

    앞서 11일 청와대는 "정부는 앞으로 대북 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일부는 대북전단과 쌀을 담은 페트병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큰샘 박정오 대표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두 단체에 대해선 법인 설립허가 취소에도 착수했다.
  • ▲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연합뉴스
    ▲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연합뉴스
    청와대·통일부·경기도 "강경 대응"

    경기도 역시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금지하고 체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1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단순한 의사 표현을 넘어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는 위험천만한 위기 조장 행위라고 판단한다"며 "도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방치하지 않고, 위험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강 부지사는 이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해 대북전단 살포자를 현행범으로 체포, 수사기관에 인계 등 모든 공권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핑계로 지난 9일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비롯한 남북 직통연락선 전부를 차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이같이 강경하게 나오는 배경에 미국의 관심 환기 등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