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미래통합, 29일까지 합당"… 원유철 '급선회'

미래한국당이 오는 29일까지 미래통합당과 합당하기로 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5월29일까지 합당에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이날 오전 21대 총선 당선인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그동안 당 지도부가 원 대표의 임기 연장을 추진하는 등 이달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하겠다는 약속을 깨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초선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했다. 여기에 통합당도 "29일까지 합당하겠다"고 쐐기를 박으며 압박을 가하자 부담을 느낀 원 대표가 서둘러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원 대표는 이날 오전 7시50분부터 2시간가량 국회에서 당선인들을 만난 뒤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하기로 결정했다. 원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26일 전당대회도 취소하기로 했다. 이런 내용은 최고위에서 확정됐다.

조수진 한국당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오는 26일로 예정한 전당대회는 취소하고,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하도록 하겠다"며 "또 당선인 18명은 당 지도부와 수임기구를 신뢰하고, 합당 논의를 일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합당 방식은 정당법상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견해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는 전날 통합당 당선자 워크숍을 찾아가 합당 시기와 관련해 "9월 정기국회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당 지도부가 합당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독자 노선'으로 가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자 당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국당 당선인들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만난 뒤 "29일까지 합당해야 한다"는 견해를 지도부에 전달했다. 한국당 당직자들도 같은 날 통합당과 합당을 요구하며 당무 거부를 선언했다. 

반발이 확산하자 당 지도부는 이날 밤 부랴부랴 당선인들과 간담회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지도부가 29일까지 통합당과 합당하기로 결정하면서 통합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지도부를 불신하는 시각이 남아있다.

한국당의 한 당선인은 "지도부와 당선인들 간 간담회는 합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합당이 또 지연될 수 있는 것 아니냐. 합의에 최선을 다하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또 다른 당선인은 "그간 당 지도부를 믿었지만, 합당해야 할 날이 다가오면서 (당선인) 내부에서 고민이 돼 여러 번의 모임을 가졌다"며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원칙에 입각해 수임기구에 일임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