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서 ‘미국기업책임법’ 통과… 커들로 “투자자와 국가안보 지킬 것”
  • ▲ 2014년 9월 미국 증시 상장 기념식 도중 CNBC와 인터뷰를 하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9월 미국 증시 상장 기념식 도중 CNBC와 인터뷰를 하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이 사실상 끝났다.” 미국 상원에서 ‘외국기업책임법’이 통과되자 경제전문매체들이 내놓은 평가다.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알리바바, 바이두 등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중국 겨냥한 ‘외국기업책임법’, 상원 만장일치 통과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상원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외국기업책임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면서 “이 법은 궁극적으로 중국기업이 미국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막거나 금융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국기업책임법’의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외국 기업은 외국 정부가 설립했거나 소유했거나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외국기업이 미국 내에서 상장 또는 채권 공모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비영리 조직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ublic Company Accounting Oversight Board, PCAOB)’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미 미국 증시에서 거래 중인 기업도 법 적용 대상이다. PCAOB의 감사를 3년 연속 안 받으면 거래중지 된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 공화)과 크리스 반 홀런 상원의원(매릴랜드, 민주)이 공동 발의한 ‘외국기업책임법’을 표결에 붙이자 상원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법안을 처음 발의한 케네디 상원의원은 중국을 겨냥한 법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중국과) 새로운 냉전을 벌일 생각은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중국이 규칙에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분식회계가 드러나 결국 나스닥 상장 폐지가 된 루이싱 커피. 한때는 '중국판 스타벅스'라 불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분식회계가 드러나 결국 나스닥 상장 폐지가 된 루이싱 커피. 한때는 '중국판 스타벅스'라 불렸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자 백악관은 즉각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래리 커들로 미국 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에게 더 많은 의무를 지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외국기업책임법’ 통과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법안 통과 후 백악관 “환영”…중국 돕던 사람들 반발

    “우리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국가안보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지적한 커들로 위원장은 “많은 (중국계) 회사들이 여러 스캔들에 휘말리고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한 원인은 회계 투명성의 부족 때문인데 중국 정부는 투명한 회계 처리를 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커들로 위원장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이 자신들의 유권자를 먹잇감으로 삼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법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측에서는 법안 통과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펌 ‘해리 브릭켄’의 중국 변호사 ‘스티브 디킨슨’은 자신의 중국 법률 블로그에 “중국 정부는 감사 업무가 해외로 이전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은 미국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미중 경제-증권검토 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165개의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이 가운데는 알리바바, 바이두, JD닷컴(장동닷컴)도 포함돼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