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임기 연장에 적극, 통합당과 합당엔 미지근… 합당 반드시 한다더니 교섭단체 노리나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당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 논의기구 구성 관련 합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당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 논의기구 구성 관련 합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미래한국당이 형제정당인 미래통합당과 '조속한 합당'에 합의하고도 합당 의결을 위한 전당대회를 일주일 미루고 당 대표의 임기 연장을 추진하는 등 합당에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통합당은 이달 내 합당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당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이 21대 국회가 출범한 뒤에도 당분간 독자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통합당과 합당에는 이견이 없지만 '시기'와 '절차'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한국당의 한 당선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통합당과 합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강조하면서도 시기와 방법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있지 않으냐"며 다른 목소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합당 목소리 같지만 '시기' '절차' 놓고 이견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지금까지 "통합당과 합당은 반드시 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합당 의사를 밝혀왔다. 한국당이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 탄생한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만큼 합당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원 대표는 최근 '독자행보'를 거듭하며 합당에 느긋한 모습이다. 원 대표는 더구나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현역 의원 20명, 21대 당선인 19명이 있는 제3당"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으로만 인식되는 것을 경계하며 선을 그은 것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또 지난 15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대표 임기 연장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행 당헌에 명시된 임기인 '5월 29일까지'를 '합당 시까지'로 연장하되 시한은 최대 3개월(8월30일까지)을 넘지 않도록 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를 일주일 미뤄 26일 이같은 개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다만 당내에서 당 대표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21대 국회 개원 전 통합당과 조속히 합당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당 대표의 임기가 연장될 경우 합당 시한 마지노선도 연장되기 때문이다.

    원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 후 "당선인들이 총의를 모아 최고위에 건의한 내용"이라면서도 "'거의' 수용을 했다. '거의' 100% 수용한 것"이라며 소수의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원 대표는 임기 연장안 의결과 관련해 "5월29일까지 최대한 합당을 추진하되 그때까지 물리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따라서 당 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다면 8월30일까지로 제한해서 당 대표 임기를 연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대로라면, 통합당과 한국당은 오는 8월 말까지 합당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걸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국당의 독자행보에 정치권에서는 별도의 교섭단체 구성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해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대 총선에서 19석을 얻은 한국당은 1석을 늘리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총선에서 참패한 야당이 177석의 거대 여당을 상대하는 데 조금이나마 유리한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과 국고보조금 배분 등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3석' 국민의당과 연대 불씨… 안철수 "서로 노력해 경쟁"

    이 경우 '3석'의 국민의당과 연대가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꼽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후 "(한국당과) 통합이나 연대에 고민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야권에 필요한 것은 혁신 경쟁이다. 어떤 부분들에 대해 서로 노력해 경쟁하겠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한국당이 통합당과 이른 시일 내에 합당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여권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내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29일 전까지 반드시 합당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당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명분과 대의에 따라 (통합당과) 29일까지 합당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국민과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합당을 이뤄야 한다. 통합을 미룰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