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재난을 부추기는 돈’이 될 수도 있는데...말따먹기와 뻔한 수작에 속지 좀 말자!
  • 李 竹 / 時事論評家

      “지난 3년은 대통령님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빛난 시기...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국면에서 방역의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3년 전 국민의 선택과 환호는 지금 더 뜨거워지고 있다.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고인 70%를 상회한다...”

      엊그제 ‘촛불정권’의 공식(公式) 넘버 투맨께서 당당하게 읊으셨다고 한다. 
      말씀마따나 ‘태종’(太宗)의 시대를 넘어 ‘세종’(世宗)의 치세(治世)마저 경험하게 될 이 나라 ‘백성’(百姓)과 인민(人民)들은 들뜬 가슴에 뜨거운 환호작약(歡呼雀躍)이 대세인가 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요즈음 들어 얼굴이 더욱 화끈거려 온다고들 하는 ‘국민’(國民)들은 그 ‘방역의 성과’를 추억한다. 
      돌림병으로 이 나라에서 ‘또 사망자’가 발생했던 지난 2월 어느 날의 ‘자파구리’(自破口利) 파티를 잊지 않는다. 기생충을 만든 감독과 기생충을 사랑하시는 내외분의 얼굴 찢어지고 목이 젖혀질 정도의 큰 웃음도 떠올리곤 한단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방역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K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과 국민적 자부심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헌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참여,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방역전선을 견고히 사수했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이겨왔습니다...”

      저들 표현으로 이른바 ‘세종’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그날의 ‘특별 연설’을 들었다. ‘국민’과 ‘국민의 힘’을 앞세웠지만, 무얼 강조·자랑하시고 싶었는지는 ‘넘버 투맨’ 앞의 말씀에서 분명하게 밝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0’에 이른 죽음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다. 그렇게 자주하던 사자(死者)에 대한 묵념은커녕 아예 언급조차도 안 했다. ‘강조·자랑’에 하등 도움이 안 되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이웃나라 왜국(倭國)이나, 유럽·미주지역보다 사망자가 훨씬 적으니 그냥 잊어버려도, 무시해도 되는가? 허긴 뭐 죽은 자는 말이 없을 테니...

      사정이 그래서 그런지, 이제 그 ‘우한[武漢]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소식은 듣기 힘들어졌다. 몇몇 인터넷 매체를 제외하고는 그 숫자마저도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으로 계속 늘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데도. 
      이제 ‘우한[武漢] 폐렴’에 대한 세간의 관심사는 대체로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 감염’과 ‘각급 학교의 등교와 그 이후’, 그리고 ‘재난지원금’ 정도로 압축되는 듯하다. 

      특히나 그 ‘재난지원금’은 매우, 아니 제일 뜨거운 화제와 일상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신청하나, 얼마나 받나, 어디서 사용할 수 있나, 그 기부란 건 어찌하나 등등이 인구(人口)에 화려하게(?) 오르내린다. 그 유래가 된 돌림병보다 더하다. 하물며 사망자는 아예 잊게 만들어버린 것 같다.
      지난 ‘총선’(總選)에서 왜 그리 위력을 떨쳤는지 실감하기 어렵지 않다. 혹시 요일제 마스크를 사려고 길게 늘어선 줄에서 ‘배급제’에 딱 맞는 ‘백성’(百姓)을 간파한 전략은 아니었을지.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이런저런 소식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접하면서 문득 아무개 조간신문의 기사 토막이 떠올랐다. 과장과 연상이 다소 심할지는 모르지만, 왠지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동의하는 분들도 꽤 있을 듯싶다. 

      “장례식장에 몰래 들어가 안치된 시신에서 금니를 펜치로 뽑아내 훔쳐간 장례지도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물론 ‘몰래’가 아니라 ‘버젓이’가 맞을 수도 있다. ‘훔쳐간’에 그칠게 아니라, ‘훔친 후 팔아서 나눠주며 생색낸’이 좀 더 구체적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미 돌림병 전부터 엉망진창 망가트린 경제를 돌림병 참에 소비(消費)로 살려보자는 취지라서 그런지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단다. 그간 그림의 떡이었던 명품 가방도 넘보고, 쌍꺼풀을 비롯하여 여간해서는 결심하기 어려운 성형수술도 값을 따져본단다. 조건 없이 “펑펑 쓰자!”가 대세라고 한다. 
      ‘소득 주도 성장’의 최고 단계인 ‘세금 주도 성장’이 드디어 이 나라에서도 찬란한(?) 열매를 맺을 가능성이 한층 더해가나 보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식의 꼼수·강제 기부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하면서도...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내 주머니에 쌈짓돈이 거저 들어오는 짜릿한 맛도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그 맛에 중독되면 어찌 망가진다는 건 이미 여러 나라에서 경험으로 실증된 바라고 지적하고들 있질 않는가. 
      시체에서 금니 뽑듯이, 나라 곳간 털고 그것도 모자라 빚까지 낸다지 아마. 특히 ‘국민의 군대’에서 쓸 국방비마저 뭉텅 잘랐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처음 접한 ‘화수분’[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이 떠오른다. ‘태종’이 됐든 ‘세종’으로 바뀌든 ‘화수분’은 이 세상에 없다. 심고 가꾼 만큼 자라게 하는 ‘화분’만이 있을 뿐이다.

      명품 가방도, 성형수술도 경제를 살린다면 못할 게 뭐겠는가. 그 보다 더한 것도 해야겠지만... 지금의 ‘재난지원금’이 앞으로 그 말뜻 그대로 될 수 있다는 사실[史實&事實]은 한번쯤 되씹어 봐야하지 않을까.

      ‘재난(災難)을 지원(支援)하는 돈’... 풀어보자면, 앞날에 닥칠 ‘재난’을 ‘지지하여 도울’[뒷받침할] 돈.

      그리고 건방진 한마디만 더 보탠다. 사족(蛇足)으로...
      제발 더 이상은 ‘같잖은 말따먹기와 뻔히 들여다보이는 수작에 속지 좀 말자구요!’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