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자 총 124명… 질본, '익명검사' 전국 확대 시행
  • ▲ 용산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이다. ⓒ권창회 기자
    ▲ 용산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이다. ⓒ권창회 기자
    '이태원 클럽' 관련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120명을 넘어섰다. 인천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확진판정 받은 학원강사와 관련해 11명이 확진판정 받았다. 국내 일일 추가 확진자는 4일 연속 30명 안팎을 보였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총 124명… 인천서 감염환자 접촉자 11명 무더기 확진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13일 오후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전날 오후 12시(102명)보다 17명 늘어난 총 119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질본 공식 집계 발표 이후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5명(인천 2명, 경기·강원·충남 각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124명으로, 전날 오후 6시 기준 106명에서 18명 증가했다.

    이날 추가 확진판정 받은 환자 중 11명은 인천에서 발생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한 학원강사 A(25·지난 9일 확진판정)씨와 접촉한 11명이 이날 무더기로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자들은 중고교생 7명, 성인 4명이다. 학생 7명 중 5명은 A씨가 일한 학원에 다닌 고등학생, 그외 2명은 A씨에 과외를 받은 여중생과 그의 쌍둥이 형제다. 성인 4명은 A씨와 같은 학원 동료 강사, 과외 학생 어머니, 과외 학생 어머니와 접촉한 또 다른 과외교사, A씨와의 접촉자 등이다. 그러나 A씨로부터 감염된 환자 중 2명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난 주말 교회 예배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와 방역당국 등은 현재 해당 교회 2곳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원강사 A씨는 당초 방역당국 조사 과정에서 '무직'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A씨에 대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문지역이나 동선에 대한 진술이 일치하지 않자 지난 9일 경찰에 환자의 휴대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요청했다. 인천시는 12일 경찰로부터 회신한 위치정보를 A씨 진술과 대조했으나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재조사를 실시, A씨가 미추홀구 소재 학원과 연수구 송도 가정집에서 학원강의와 개별과외한 사실을 알아냈다. 인천시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본인의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 진술하고 학원 강의 사실 등을 숨긴 A씨에 대해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에 의거,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이태원발 감염 사태는 최초 확진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던 '킹', '퀸', '트렁크', '소호', 'HIM' 등 5개 클럽 외에도 '메이드' 와 '피스틸', '핑크엘리펀트' 등 클럽 방문자들 역시 확진판정을 받으며 발생 경로가 특정되지 않고 다양화된 모양새다. 여기에 홍익대 인근 클럽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며 수도권을 비롯해 인천, 부산, 충북, 경북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 ▲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민 여러분의 자발적 협조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약 2만명이 검사받았다"며 "추가적인 2·3차 확산을 막기 위해선 환자와 접촉자를 빠른 속도로 찾아내 격리하는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괜찮겠지하고 안심하지 말고 이태원 클럽이나 인근 방문자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달라"고 강조했다.

    '익명검사' 전국 확대 시행… 집단감염 발생시 장소·환자 동선 분리 공개

    방역당국은 신분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보다 수월하게 진단검사에 응하도록 하기 위해 '익명검사'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키로 했다. 전화번호 외 불필요한 정보는 검사나 역학조사 과정에서 취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의 몇 가지 특수성을 고려해 이미 익명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필요한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오늘(13일)부터 보건소에서 익명검사를 전국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태원 클럽 사례 외) 모든 선별검사를 익명으로 하느냐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익명검사는 이태원 클럽만이 아닌 다른 클럽을 다녀오신 분들을 보호하면서 검사를 빨리 받게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단 시행하고 그에 대한 성과와 효과를 본 뒤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또 특정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발생 장소와 개별환자 동선은 분리해 공개키로 했다. 최초 환자 동선 공개시에만 상호명 등과 같은 특정 가능한 정보를 공개하고, 이후 추가 확진자가 같은 업소를 방문하도라도 상호명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정 본부장은 "확진자가 발생해 대량 노출자가 생긴 시설과 기관을 취합한 후 일괄 공개함으로써 개인 동선과 매칭돼 공개됐을 때의 신분 노출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보완할 계획"이라며 일반주점이나 학원과 같은 고위험시설에 대해 시설별 위험도 평가를 좀더 정교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우한코로나 일일 추가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 감염 영향으로 나흘째 30명 안팎을 보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전날 0시보다 26명 늘어난 1만962명으로 집계됐다.

    12일 하루 26명 추가 확진, 총 1만962명… 전세계 확진자 426만명 돌파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9일 39명을 기록한 이후 30명대를 유지하다 4월 18일(18명)부터 20명 미만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6일(2명) 이태원 클럽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7일 4명, 8일 12명, 9일 18명에 이어 10일 34명, 11일 35명, 12일 27명, 13일 26명 등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26명 중 22명은 지역발생 사례, 4명은 해외유입 사례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서울 12명, 부산 3명, 대구·인천 각 2명, 경기·전북·경남 각 1명 등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공항 검역과정 1명, 경기·대구·울산 각 1명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난 259명(치명률 2.36%), 완치환자는 25명 늘어난 9695명(완치율 88.4%)로 집계됐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는 426만명을 넘었다. 사망자 수도 29만명을 돌파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각국 발표를 취합하는 우한코로나 발생현황(CSSE)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 수는 총 426만2799명, 누적 사망자는 29만198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확진자는 8만5000여명, 사망자는 5500여명 증가했다.

    국가별 환자와 사망자(괄호 안)는 미국 136만9964명(8만2387명), 러시아 23만2243명(2116명), 스페인 22만8030명(2만6920명), 영국 22만7741명(3만2769명), 이탈리아 22만1216명(3만911명), 프랑스 17만8349명(2만6994명), 브라질 17만8214명(1만2461명), 독일 17만3171명(7738명), 터키 14만1475명(3894명), 이란 11만767명(6733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