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 20대 국회 후반기 이끈 문 의장 임기 끝… "독선적" VS "일하게 만든 훌륭한 의장"
  • ▲ 문희상(사진)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를 직권으로 개최했다. ⓒ박성원 기자
    ▲ 문희상(사진)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를 직권으로 개최했다. ⓒ박성원 기자
    '동물국회' 지탄을 받은 20대 국회 마무리를 앞두고, 야당에서는 문희상(75) 국회의장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일하는 국회를 위해 노력한 점은 있다'는 평도 있었다. 

    패스트트랙, 선거법… 말 많고 탈 많던 20대 국회 

    20대 국회는 굵직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문 의장은 그 과정에서 패스트트랙3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검경수사권조정안·선거법)을 강행 처리하며 야당의 원성도 샀다. 공수처법은 위헌 논란에, 선거법은 '꼼수 비례정당 탄생' 지탄을 받았다.

    문 의장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 세습'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들인 문석균(49)씨를 자신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에 세습 공천하려고 했다는 의혹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사태, 아들 공천 문제를 주로 거론하면서 문 의장을 부정 평가했다. 

    미래통합당 중진 A의원은 "문 의장이 국회를 너무 독선적으로 운영했다"고 평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뿐 아니라 국회 운영도 독선적으로 했다. 무엇보다 의장은 여야를 제대로 조율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지 않는가"라며 "문 의장은 그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최악의 국회의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여당에 많이 치우쳤고 관례도 많이 깼다"며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도 그 자리에서 뒤집는 등 문제가 많이 있던 의장"이라고 A의원은 덧붙였다. 

    미래통합당 B의원은 조심스레 문 의장을 평가했다. 문 의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다는 B의원은 "물론 문 의장이 정무 감각도 뛰어나고 능력도 좋고, 국회의장이라는 자리가 양칼의 검 같은 자리인 건 맞다"며 "국회의장역에 충실하려고 중립하려면 당에서 욕을 먹고, 정당인으로서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면 국민에게 욕을 먹는다"고 그를 두둔했다.

    "너무 독선적이었다" VS "일하는 국회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문 의장의 아들 공천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B 의원은 "패스트트랙이라던가, 이런 문제에 있어 여야에 치우침 없이 해야 했는데 그 와중에 아들 공천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지적했다. "정치 인생에서 (국회의장 시절이) 황금기가 돼야 하는데 (아들 문제가) 오점을 찍은 셈이 돼 가슴이 아프다"고 평했다. 

    문 의장에 호의적인 평가도 있다. 미래통합당 중진 C 의원은 "처음 의장에 당선될 때부터 '일하는 국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며 "무엇보다 문 의장에게 동의를 했던 이유는 국민들의 일과 생명, 삶에 관계되는 법안들은 수시로 상임위를 열어서 신속하게 처리해주라는 당부의 말씀을 처음부터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C 의원은 이어 "문 의장이 강조한,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부분,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점 등에서 문 의장의 각오와 의지는 확고했다고 본다"며 "여야 정파색도 나타내지 않았고 훌륭하게 잘 이끌어줬다"고도 부연했다.

    직권으로 개최한 본회의, 통합당 불참

    이 같은 목소리는 여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중진 D 의원은 "무신불립이라는 좌우명 가지고 있고, 그 소신과 철학 가진 의원으로 알고 있다"며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평했다. 

    한편 문 의장은 8일 직권으로 국회 본회의를 직권으로 열었다. 국민개헌발안제의 의결시한(9일)이 임박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통합당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국민개헌발안제는 의결정족수(194명) 미달로 자동 폐기됐다. 개헌안 처리는 재적의원 2/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90명이다. 문 의장은 2018년 7월부터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