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출신 北 무역간부 "10일 이상 아무 지시도 없어 北 사회 마비… 소문 퍼지자 주민들 긴장"
  • ▲ 김정은이 마지막으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은 것은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 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마지막으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은 것은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 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사실상 사망했다”는 소문이 평양뿐 아니라 중국과 국경을 접한 지역까지 확산했고, 그 결과 북한 노동당과 인민군 지휘체계가 사실상 마비상태라고 평양 출신 무역간부가 27일 전했다.

    20년차 노동당 간부 “김정은 사실상 사망 소문 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노동당 간부로 15년 동안 근무하다 5년 전부터 중국과 평양을 오가며 무역활동을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우한코로나를 이유로 입출국을 강력히 통제함에도 노동당 간부들을 위한 생필품 수입과 외화벌이를 맡아 예외를 인정받았다"며 “최근 평양에서는 ‘김정은이 태양절(4월15일) 전후 지병이 도져 응급수술을 받았는데 잘못돼 사실상 죽었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소문의 내용은 이어진다. 북한당국은 김정은이 식물인간 상태가 된 뒤로 어떻게든 회복시켜보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중국 의료진이 와서 김정은을 살펴봤지만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었다. 북한과 중국 지도부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김정은의 상태를 어떻게 발표할지 고민에 빠진 상태라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그 때문인지 북한 내부 지휘통제 체계가 완전히 마비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유고(有故) 상황이 갑자기 터지자 김여정과 최룡해 등 최고위층도 제대로 수습을 못한 것 아니냐고 소식통은 추측했다.

    북한 간부들은 4월15일부터 무슨 일인지 당과 최고사령부에서 아무런 명령과 지시가 내려오지 않자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정은이 사실상 사망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간부들은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된다며 하던 일을 대부분 중단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이다.
  • ▲ 북한의 평온함은 이런 느낌이다. 2015년 8월 AP통신 기자가 촬영한 평양의 새벽.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의 평온함은 이런 느낌이다. 2015년 8월 AP통신 기자가 촬영한 평양의 새벽.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데 '김정은 식물인간설'이 평양뿐 아니라 중국 국경지역을 시작으로 북한 곳곳으로 퍼진 상태여서 나도 놀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평온해 보이는 이유, 모든 지휘체계 멈춰섰기 때문”

    소식통은 “외부에서 볼 때 북한이 평온해 보이는 것은 노동당 중앙과 인민군 최고사령부에서 열흘 넘게 아무런 명령이나 지시를 안 내리니 모든 조직이 활동을 멈췄고, 당과 군, 주민들까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극도로 긴장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년에는 3월과 4월을 ‘위생기간’이라고 해서 당에서 온갖 지시를 내리고 쉴 새 없이 사역(事役)을 시켰다. 그런데 올해는 그 어떤 지시도 없었다. 게다가 태양절에 김정은이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는 ‘엄청난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보고 불안해 하던 주민들은 “김정은이 사실상 사망했다”는 소문을 듣고는 아예 활동을 멈췄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노동당 간부나 인민군 또한 일단 모든 일을 멈췄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렇다면 북한 관영매체들의 김정은 관련 보도들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이에 소식통은 "선전선동부는 2018년부터 김여정과 현송월이 이끌고, 김여정은 올 들어 조직지도부까지 맡았기 때문에 축전 등의 보도는 가능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