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미투 쏟아질 것" 부산시의회, 자체 조사… "지난해 다른 피해자 파악됐지만 덮었다"
  •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사퇴한 가운데, 피해 여성이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이상인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부산시의회는 이런 사실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장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그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며 해서는 안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잘못을 안고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도 말했다.

    피해여성 한 명?…부산시의회 "두 명 이상"

    오 시장의 사퇴 기자회견문대로라면 피해 여성은 한 명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부산시의회 일부 의원의 자체 진상조사 내용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두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 시장이 사퇴 발표를 하면서 언급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는 부산시청 소속 직원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의회 A시의원은 "이 직원과 관련한 사건은 지난 3월7일경 최초 발생했고, 4월에 재차 성추행이 벌어지며 문제가 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지난해 유사한 일이 더 있었고 또 다른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부산시에서는 오 시장 취임 이후로 성추문에 관한 사건이 끊임없이 돌았다"며 "아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터져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통역업무 관련 여성도 성추행 의혹 제기... 은폐 의혹

    B시의원은 "이번 사건의 피해 여성은 한 명이 아니다"라며 "파악한 바로는 지난해 통역업무와 관련된 일을 하는 여성과 사건이 있었지만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 얘기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 시장 측이 성추행 의혹이 커지지 않도록 은폐했다는 것이다.

    B시의원은 그러면서 "2차 피해가 우려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피해자는 최소 두 명으로 본다"며 "부산시장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이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10월 일각에서 성추행 의혹이 떠돌자 페이스북을 통해 "소도 웃을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10억원이든 100억원이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거꾸로 언론을 압박하기도 했다.

    피해 여성 "집무실서 명백한 성추행" 성명

    한편, 오 시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23일 성명을 내고 "이달 초 오거돈 전 시장 수행비서의 호출을 받았다. 업무상 호출이라는 말에 서둘러 집무실로 갔고, 그곳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그것은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정치권의 어떠한 외압과 회유도 없었으며, 정치적 계산과도 무관하다"면서 일부 매체가 제기한 '야권 배후론'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