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청자 여사 "북한 소행 밝힌 적도 없고, 그런데 김정은 부른다고 하고… 가슴이 무너져요"
  • ▲ 천안함 유족 윤청자(왼쪽)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에 참석한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밝혀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연합뉴스
    ▲ 천안함 유족 윤청자(왼쪽)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에 참석한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밝혀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님, 대통령님,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

    천안함 용사 유족 윤청자(77)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윤청자 여사는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막내아들 고(故) 민평기 상사를 떠나보냈다.

    윤 여사는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이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하는 순간 다가가 이같이 말한 뒤 "여태까지 누구 소행이라고 진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 그래서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고 하소연했다. 윤 여사의 갑작스러운 호소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등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당황해 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대통령께서 천안함 폭침 누구 짓인지 밝혀달라"

    문 대통령은 잠시 분향을 멈춘 뒤 윤 여사에게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윤 여사는 "지금 다른 사람들이 이게 어느 짓인지 모르겠다고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저기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저 가슴이 무너져요"라고 재차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걱정 마세요"라고 답했다. 윤 여사는 "이 늙은이 한 좀 풀어주세요. 맺힌 한 좀"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또 다시 "걱정 마세요"라고 위로했다. 윤 여사가 "대통령께서 꼭 밝혀주세요"라고 호소하며 대화는 마무리됐다.

    윤청자 여사는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느냐'는 질문에 "북한 소행이라고 속 시원히 밝힌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북한의 김정은이는 부른다고 하고. 그놈이 주도해서 천안함을 쳐부쉈다는데, 그게 너무 분하잖아요. 그래서 '북한 소행이라고 확실히 밝혀달라'고 그랬어요. 이 늙은이 뼈에 맺힌 한 좀 풀어달라고 그랬어요"라고 대답했다.

    "분하고 한 맺혀… 북한 소행이라고 밝혀라"

    윤 여사는 이어 '이전에는 왜 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는지' 묻자 "그 전에는 기회가 없었어요. 문재인 대통령 한 번 본 적이 없어요. 처음 봤어요. 어떻게 떼를 쓸 수도 없고. 마침 묘역에 와서 그렇게 말했어요"라고 답했다.

    윤 여사는 2011년 막내아들 고 민 상사의 사망보상금 1억원과 한 중소기업 임직원들이 내놓은 성금 등을 포함해 1억898만8000원을 국방부에 헌납하며, "적은 돈이지만 무기 구입에 사용해 우리 영토·영해에 한 발짝이라도 침범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데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해군, 윤 여사 헌납한 성금으로 '3·26기관총' 장착 

    해군은 이 성금으로 K-6 중기관총 18정을 구입해 서해 2함대 소속 초계함 9척에 각 2정씩 장착했다. 이 기관총은 천안함 폭침일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3·26기관총'으로 명명했고, 같은 글귀를 기관총 몸통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