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중앙은행 600억 달러 통화 맞교환… 文 "경제 중대본의 사명감이 이룬 결실" 자찬
  •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한미 중앙은행이 600억 달러(약 76조80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swap·맞교환)를 체결한 것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1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전례 없는 민생·금융안정정책을 발표한 날 들려온 반가운 소식으로,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상한 시기, '경제 중대본'의 사명감이 이룬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의 공조로 이뤄진 이번 성과에 국민들이 든든함을 느낄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그간 중앙은행으로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러 경제상황에 책임 있게 대응하며 위상을 강화해왔는데, 이번 성과 역시 그 결과"라고 치하했다.

    이어 "기축통화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준 미국에도 감사를 표한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에 이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강력한 대책을 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금융위기 때 통화 스와프 효과

    국가 간 통화 스와프란 국가부도 위기 같은 비상상황을 맞을 때 두 나라가 서로 다른 돈을 미리 정해 놓은 환율에 따라 바꾸는 외환거래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에 원화를 맡기고 대신 달러를 공급받는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30일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계약해 효과를 봤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 초 당시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2회 갖는 등 한미관계 회복에 힘을 쏟은 결과라는 평가다.

  • ▲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8년 8월 6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8년 8월 6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회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한국은행은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양자 간 통화 스와프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9월19일까지 6개월이며 추후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통화 스와프 총액은 기존 중국·호주 등 7개국 1332억 달러를 포함해 1932억 달러로 늘어난다.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은 위험 회피가 극도로 심해지면서 달러자산으로 쏠리는 투기심리를 누그러뜨리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에 '코로나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던 국내 금융시장은 달러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20일 오전 소폭 진정됐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병태 "이명박 덕분…文, 감사 표시 하라"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통화 스와프는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터놓은 길 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MB를 청와대로 초치해 감사 표시를 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소리소문 없이 막아낸 지혜를 구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사전에 진사 사절단(사죄의 뜻으로 꾸린 단체)부터 보내고. 모시는 김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같이 모시면 더 좋고. 이런 모습이 정상국가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장정숙 민생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민생경제의 지표가 흔들리는 급박한 상황을 감안해서 관련 기관들은 예외적이고 신속한 집행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물론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게 하기 위한 철저한 관리·감독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