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생각했는데, 가소로운 자들에 막혔다" 통합당 저격… 최고위원단도 전원 사퇴
  •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전격사퇴했다. 미래한국당의 4·15총선 비례대표 공천안이 이날 선거인단투표에서 최종 부결된 데 따름 저항의 뜻이다. 한 대표는 "정말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막혔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의 부패한 권력이 정말로 보여주고 싶던 제 개혁을 막았다"면서 당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야당의 부패한 권력에 막혀" 통합당 고개 비난

    한 대표는 "할 말을 해야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후 제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표직을 맡았다. 그런데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내 생각이 한줌도 안 되는 야당의 부패한 권력에 막혔다"고 미래통합당 지도부를 저격했다. 

    한 대표는 "통합당 영입인재를 530여 명 신청자와 똑같은 잣대로 심사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며 "그런데 통합당에서 불만을 표출했고 우리에게는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매정당이며, (총선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 대표는 "1차 공천안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있어서 최고위가 공관위에 재의를 요청, 수정작업을 거쳐 4명을 넣었다. 어제 밤에도 명단을 보고 또 보면서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포기할 수밖에 없다. 밀실공천을 없애고, 좋은 후보를 국민들에게 선사하고 싶었지만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그 꿈이 막혔다"고 분개했다. 

    총 61명 중 반대 47표 찬성 13표 '부결' 

    한 대표의 이 같은 결심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안이 선거인단투표에서 부결된 직후 이뤄졌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선거인단을 소집해 1차 공천안의 수정안을 투표에 부쳤다.

    '모(母)정당'인 통합당이 1차 공천안과 관련 "통합당 영입인재가 대거 불포함됐다"며 반발하자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통합당 추천 인사 4명을 20번 안에 재배치한 공천안이었다. 

    하지만 선거인단은 이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천안은 선거인단 총 61명 중 반대 47표, 찬성 13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정치권에서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압박이 선거인단의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 공천과 관련해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잡아서 승리의 길로 다시 되돌아갈 것"이라면서 수정안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대부분이 통합당 출신인 선거인단이 황 대표 뜻에 따라 반대했다는 해석이다. 

    최고위원단까지 전원 사퇴…비대위 전환되나 

    설상가상으로 미래한국당은 이날 한 대표 사퇴 직후 최고위원들도 전원 사퇴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공천작업도 안개 속에 빠졌다.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은 "한선교 대표가 사퇴했으니 우리도 책임지고 사퇴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공병호 위원장 체제 공관위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정 최고위원은 "내일 신임 지도부를 구성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새 지도부 구성 및 체제와 관련해서는 "의원들이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신임 당대표로는 불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통합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모두 사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