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불출마 중진들과 비례정당 '이적' 논의… 통합 정의 민생당 "끔찍하다" 일제 비판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확정한 후 후속작업에 속도를 냈다. 민주당은 연합정당 참가 시한을 오는 18일로 정하고 투표용지 기호 선점을 위한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파견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정당들은 이를 두고 "낡은 정치의 끝판왕"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의당이 비례정당에 참여하면 23석까지 내다볼 수 있지만 참여를 안 하니 (당선 가능 의석수를)16~17석으로 본다"며 "수요일(18일)까지 플랫폼 정당들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시한"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사무총장은 비례연합정당에 민주당 비례후보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언급했다. 윤 사무총장은 "정의당 불참을 전제로 민주당 (비례후보) 몫으로 7석을 이야기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 비례 1~7번) 순번이 (비례연합정당에서는) 10번이나 11번부터 시작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향후 순번 계획도 제시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정당과 민주당 비례후보 7명 '후순위 배치'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 빠른 민주당…비례 순번 조정부터 의원 꿔주기 계획 '착착'

    비례연합정당 참여 정당도 늘어났다. 16일 오전 녹색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참여 정당은 민주당·미래당·기본소득당 등 4개로 늘었다. 원외 정당인 '시대전환'은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무게를 두고 막판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례연합정당을 구상했던 '시민을위하여'와 '정치개혁연합'은 각각 중앙당 창당을 마치고 비례연합정당 구성을 기다린다. 하지만 플랫폼 정당을 '빈 그릇'형식으로 내놓겠다는 시민을위하여와, 원내진출을 바라는 정치개혁연합의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정당 중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유일한 정당인 민생당은 내부 이견으로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민중당은 민생당의 참여여부 통보 시한을 17일로 못박았다. 

    민주당은 또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이 '자체 공천'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오는 18일까지 비례연합정당 합류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비례연합정당 규합에 발맞춰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비례연합정당에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파견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의석 수를 늘려 우선 순번을 배정받기 위한 것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의 정당 투표지에는 현역 의원 수가 많은 정당이 상위 기호를 배정받는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현역의원 19명을 보유한 민생당이 투표용지 가장 위에 자리하게 된다. 이어 정의당(6명)과 미래한국당(5명) 순이다. 현역 의원 없이 비례연합정당이 선거에 참여할 경우 순위가 8번 이하로 떨어진다. 최소 6명의 현역 의원이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해야 투표용지 상위에 위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당내 불출마 의원들과 접촉하며 비례연합정당 이적 의사를 타진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강창일 의원 등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오찬이 종료된 후 이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에 "비례정당 얘기는 한 적도 없다"며 부인했지만, 총선 불출마 의원들을 부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불출마 의원들에게 17일 오찬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의원의 미래한국당행을 강하게 비판했던 민주당이 '의원 꿔주기'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끔찍한 혼종… 당리당략 보고 투표하도록 강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녹색당이 참여하면 둘의 정책은 일치하는가"라며 "이 끔찍한 혼종은 유권자에게 정책이 아닌 당리당략을 보고 투표하도록 강제한다. 차라리 선거법에 대해 사과하고 민주당 단독으로 비례민주당을 하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정의당·민생당은 (민주당의) 2중대, 3중대 노릇을 해주고 참 딱한 신세가 됐다"며 "연동형 비례제가 마치 최선의 민주 제도인양 선전하며 미래한국당에 대해 온갖 비판을 내놓았던 민주당을 국민들이 기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으로부터 참여를 제안받은 정의당과 민생당도 민주당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자기부정을 멈추라"며 "투표용지 순번을 올리기 위해 현역의원을 파견하는 것은 명백한 의원 꿔주기 불법파견"이라고 질타했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어제는 공개적으로 공범을 모집하며 데드라인도 제시한다"며 "의원 꿔주기도 할 예정이라니 낡은 정치의 끝판왕"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비례연합정당이 "집권여당의 정치야욕으로 탄생한 친문연합정당"이라고 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