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논의 안 할 것" 공화당 요구에 선 그어… 민주당 "정치 재개" "국정농단 망령" 맹비난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는 최악의 정치 재개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통합하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공개된 뒤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보수야권의 통합 움직임이 일자 민주당이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옥중정치로 선거 개입"

    이 원내대표는 "국정농단을 반성하기는커녕 다시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선동에 전직 대통령이 나선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민에게 탄핵당한 대통령이 옥중정치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행태도 묵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이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총선 승리로 부응하겠다"고 밝힌 것에도 "참으로 유감스럽고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발언은 미래통합당이 명실상부 도로 새누리당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정치선언으로 규정한다"며 "우리 국민 가운데 다시 박근혜 정권 시절로 돌아가자는 주장에 동의할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은 보수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고 결국 과거 회귀를 선택했다"며 "우리 국민들은 현명한 판단을 바탕으로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 의장도 "국정농단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미래통합당에 대한 지지를 밝히며 노골적인 선거 개입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조 의장은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을 뿐만 아니라 뇌물과 횡령, 공천 개입 등 20여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며 "국민에 대한 사죄와 반성, 참회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국가의 명운이 걸린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정농단세력을 재규합하려는 정치적 선동을 하고 나섰다"고 비난했다.

    야권, 우파통합에 속도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 공개 이후 보수야권은 다시 통합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전해져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신은 자유민주세력의 필승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반가운 선물이었다"며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대의 앞에서 결코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는 다시 한번 통합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이 합당한 자유공화당 등 '태극기세력'과 통합을 시사한 것이다.

    황 대표는 "역사적 터닝포인트가 되어야 할 총선을 40여 일 앞두고 전해진 천금과 같은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오직 통합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다. 미처 이루지 못한 통합의 남은 과제들을 끝까지 확실하게 챙겨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 과정에서 '공천 지분'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 후 자유공화당이 공천 지분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자유우파가 추진하는 대통합은 지분 요구는 하지 않도록 하고 진행해왔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황 대표는 자유공화당의 선거연대 제안에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려면 자유우파세력이 힘을 뭉쳐야 한다. 자유우파와 중도를 포함하는 폭넓은 통합이 필요하고, 그런 관점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