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고위험군만 KF94 마스크" 권한 다음날 '확진'… 정부는 '재사용' 권하지만 WHO는 "반대"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고 정부 관료들은 모두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고 정부 관료들은 모두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일반인은 'KF94 마스크' 대신 면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고한 지 하루 만에 제주도에서 줄곧 면마스크를 착용했던 확진자가 나왔다. 의료계에서는 "면마스크의 지속적 사용이 오히려 관리의 어려움으로 감염을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일 '마스크 사용 권고사항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KF'가 표기된 보건용 마스크는 감염 위험성이 있을 때만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건강한 사람은 감염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에만 착용하라는 것이었다. 

    식약처 "고위험군만 KF94 마스크 사용 권고"

    이의경 식약처장은 "감염 의심자와 접촉 등 감염 위험이 있는 경우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보건용 마스크 사용을 권고한다"며 "감염 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면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개정안은 우한코로나의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권준욱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오송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 예방법으로) 권고하지 않는다"며 "그런 것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연령이 높은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하지만 WHO는 면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의 재사용을 금지했다. 면마스크 사용이 바이러스 방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野 "대통령-정부각료부터 면마스크 쓰라"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무증상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감염 우려가 높은지 아닌지를 환자가 직접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면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관리 등의 소홀함으로 오히려 감염을 부추기고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4일 제주도에서 지속적으로 면마스크를 착용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제주도에서 발생한 네 번째 확진자다. 

    제주도는 "확진자는 2박3일간 대구에서 머무르다 지난 20일 입도했다"며 "역학조사 결과 입도할 당시 A씨는 면마스크를 착용했으며, 외출 시에도 대부분 면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정부당국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예견된 마스크대란에 손 놓고 있던 정부가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지침까지 무리하게 바꿔가며 수요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각료부터 솔선수범한다는 마음으로 면마스크 쓰고,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