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참석 '3·1운동 기념식'서 김구 영상 재연… "그 시대엔 한반도기 없었는데?" 어리둥절
  • ▲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3·1절 기념행사에 한반도기를 든 김구 선생이 영상으로 등장했다. ⓒ유튜브 캡쳐
    ▲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3·1절 기념행사에 한반도기를 든 김구 선생이 영상으로 등장했다. ⓒ유튜브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3·1절을 맞아 참석한 기념식 영상에서 등장한 김구 선생이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3·1운동 기념식이 지난 1일 서울 배화여고에서 열렸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기념 영상에는 재연된 김구 선생을 비롯해 유관순 열사·홍범도 장군이 등장해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이날 대역으로 영상에 등장한 김구 선생은 "살아 생전 내가 원하던 우리나라는 문화강국이었습니다. 우리 해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음악에서, 시민의식에서 우리국민이 뜨겁게 해내고 있습니다. 기쁩니다. 벅찹니다. 고맙습니다"고 현 대한민국의 상황을 극찬했다. 하지만 역사적인 3·1절 운동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김구 선생의 손에는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들려있었다. 뒷짐을 지고 있던 김구 선생이 갑자기 한반도기를 꺼내들고 활짝 펼쳐보였다. 

    한반도기 1989년, 남북합의로 처음 사용

    그러면서 김구 선생은 "세계를 호령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김구 선생의 선창에 이어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참석자들도 만세를 외쳤다.

    문제는 김구 선생이 활동했던 당시에는 한반도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반도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스포츠 행사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북한관련 공식 행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돼왔다. 

    북한과 관련없는 정부 행사에 김구 선생이 태극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들고 나온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강규형 명지대학교 교수(근현대사 전공)는 "문재인 정권의 역사 인식과 역사왜곡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라며 "이들의 한반도기 사랑이 3·1운동 기념식에도 들어온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전문가 "文정부 역사왜곡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애교"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교묘하게 좌파들이 주장해왔던 한반도기를 3·1운동 기념행사에 내세운 것은 부적절하다"며 "김구선생이 언제 1989년에 처음 만들어진 한반도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나.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자들은 역사 공부를 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기는 1989년 대한민국과 북한이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 단일팀 구성을 위해 합의해 만든 깃발이다. 이 깃발은 북한과 각종 체육행사나 정치행사에서 사용된다. 지난 2018년 개최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수천명에 인파가 순안공항에 모여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흔들었다. 남북정상회담 카퍼레이드 과정에서도 도로 양편 인도에서도 한반도기와 인공기가 함께 사용됐다.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단체도 대부분 좌파 단체 일색이다.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과 일본에 있는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