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카이대 루안지서우 교수 연구진… "코로나 전염성, 사스의 100~1000배” 우려
  • ▲ 미국 텍사스대가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3D 모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 텍사스대가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3D 모델.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한폐렴 원인바이러스는 인공적으로 만든 것일까. 중국 명문 난카이대학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처럼 감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에볼라나 에이즈 바이러스와 같은 방식으로 인간을 감염시킨다고 주장해 주목받았다.

    중국 연구팀 “코로나-19 전염성, 사스의 1000배 달할 수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가 인간 세포에 달라붙을 수 있는 능력이 SARS보다 최대 1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중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27일 보도했다.

    중국 텐진 난카이대 루안지서우 교수 연구진이 코로나-19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사스에는 존재하지 않으나 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을 일으키는 HIV나 에볼라 바이러스와 유사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루안 교수는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유전자 구조가 80%가량 비슷한 사스처럼 사람을 감염시킬 것처럼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스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체의 ACE2라는 수용성 단백질에 찔러 넣어 결합해 감염시킨다. 코로나-19 또한 유사한 방식일 것으로 생각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의 신체에는 ACE2가 많지 않다. 사스가 2003년 전 세계에서 8000명만 감염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루이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사스보다 에이즈나 에볼라 바이러스와 유사한 DNA 변이를 갖고 있다고 루이 교수는 밝혔다.

    코로나-19, 인체 내부 효소 이용해 감염
  • ▲ AIDS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 ⓒ미국 UC 산타바바라 면역학 교실 홈페이지 캡쳐.
    ▲ AIDS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 ⓒ미국 UC 산타바바라 면역학 교실 홈페이지 캡쳐.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와 에볼라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찔러 넣지 않는다. 대신 ‘퓨린’이라는 신체내 효소를 이용한다. 인체 단백질은 보통 비활성화 또는 동면상태다. ‘퓨린’이 잠자는 단백질의 특정 지점을 절단해야 활성화한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퓨린’이 절단하는 특정 지점을 만들어 내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한다.

    ‘퓨린’은 이 특정 지점을 보고, 코로나-19의 스파이크를 인체 단백질로 판단, 절단해 활성화시키고, 이를 인체 세포막과 직접 결합하도록 돕는다고 루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런 방식은 바이러스가 인체를 감염시키는 데 사스보다 월등히 효율적이라고 루이 교수는 지적했다. 

    루이 교수는 “(인체 메커니즘을 속이는) 이런 감염 방식은 HIV나 에볼라 바이러스와 비슷하다”며 “코로나-19는 이 변이 때문에 사스보다 100배, 아니 1000배의 전염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코로나와 다른 감염 방식, 인조 바이러스인가

    루이 교수 연구진이 내놓은 결과는 지난 1월 말 세계 역학전문가들의 비난을 샀던 인도 대학 연구진의 논문을 떠올리게 한다. 인도 공과대와 인도 델리대 공동 연구팀은 지난 1월31일 논문 초고(草稿) 공유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논문 한 편을 올렸다.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HIV와 같은 DNA 염기서열을 찾아냈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임에도 인체 감염 방식은 에이즈와 같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당시 인도 연구팀은 “대단히 이상하다”고 평가했고,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인조 바이러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논문 내용은 그에 앞서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퍼진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생물무기 유출설’과 맞물려 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역학전문가들이 나서서 “헛소리”라고 비난했다.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방송에 나와 이 주장을 트위터에 인용한 톰 코튼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후 인도 연구진은 논문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대학 연구진이 그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