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 채취 시 가운 권한다" 공문 파문… 공보의협 "방역 일선 의사들을 사지로 내모나"
  • ▲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개된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보낸 공문.
    ▲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개된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보낸 공문.
    우한폐렴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검진을 진행하는 공중보건의에게 전신보호복이 아닌 '가운'을 착용하라고 권장해 논란이 일었다. 의사들은 "의사라고 코로나바이러스에 안전하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대본은 지난 25일 각 지자체에 '감염병 대비 개인보호구 배포 알림'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 공문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개인보호구 배포와 사용 요령에 대한 내용을 적시했다. 

    중대본, '감염병 대비 개인보호구 배포 알림' 보내 '가운 착용' 권고

    문제는 협조요청 사항이었다. 이 공문에는 우한폐렴 환자를 검진하기 위해 검체를 채취할 경우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을 권장했다. 그러면서 전신보호복은 '검역, 이송, 겸역차 소독, 시신 이송에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검체 채취는 우한폐렴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의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검체를 채취하는 작업이다. 면봉 형태의 도구를 활용해 의심자의 코와 입안을 긁어 분비물을 채취한다. 앞서 방역당국은 의료인에게 전신보호복을 지급했다. 
  • ▲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공문에서 감염 의심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할 시 공중보건의에게 가운을 입을 것을 권고했다.
    ▲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공문에서 감염 의심자에게서 검체를 채취할 시 공중보건의에게 가운을 입을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중대본은 공문을 통해 재차 "보호구 소요량 증가 및 의료기관 건의를 바탕으로 선별진료소, 격리공간에서 검체 채취 시 전신보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절규… "中에 마스크 보낼 돈은 있고 의사들 방호복 해줄 돈은 없나"

    이에 대한공중보건협의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감영 방지를 위한 보호장구 선택조차 의사가 아닌 행정상 권고를 따르게 됐다"며 "온전한 차폐가 불가능한 보호구로 방역의 일선에 서는 것은 공중보건 의사를 진정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공문은 온라인에서도 논란이 됐다. 자신을 의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공문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하고 "이 공문이 거짓 공문이라면 잡혀가겠다"며 중대본을 작심 비판했다. 이 의사는 "의사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하는 이 정부가 정말 한탄스럽기 그지없다. 의사라고 코로나바이러스에 안전한거 아니다"라며 "중국에 마스크 보낼 돈은 있고, 의사들 방호복 해줄 돈은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