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56명" 세계 3위인데… 정세균 총리 "우한폐렴, '심각' 단계 아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첫 우한폐렴 사망자 발생에 이어 확진자가 52명 추가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현 '경계' 상태에서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로부터 우한폐렴 관련 긴급보고를 받았다. 정 총리는 대응단계 격상과 관련 "일본이나 홍콩·싱가포르 등은 인구비례로 볼 경우 한국보다 확진자가 훨씬 많은데도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 상태를 유지하되 중앙정부가 나서서 ‘심각’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내수소비업계 간담회 일정을 위해 서울 양천구 목동 소재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현재 위기경보에서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심각' 단계에 준해 대응하고 있다. 과도한 불안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세계 확진자 현황을 보면 중국(7만5465명) 다음으로 일본(729명·크루즈선 634명)에 이어 한국(156명)이 3위다. 이어 싱가포르(84명), 홍콩(68명)이 뒤를 이었다. 

    정 총리는 이 수치 대신 인구비례를 따져 한국이 싱가포르·홍콩보다 확진자가 적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다. '심각' 단계는 국무총리 주관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지는 방안이다.

    "폐렴 곧 종식" 발언 논란 사과 안 해

    문 대통령은 "정부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대응을 믿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경제활동에 임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불과 6일 전 '우한폐렴이 머지 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해, 야당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어 "감염병도 걱정이지만 경제 위축도 아주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며 "내수·소비업체를 살리는 것이 곧 우리 경제를 살리는 일이며, 여기 계신 여러분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것이 민생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며 "내수는 지난해 우리 경제의 성장에서 6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의 미온적 대응에 비판을 제기했다. 전희경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은 누구보다 대통령이 이 사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해결에 절치부심해 주기를 원하고 계신다"며 "국민에게 '안심'을 권한 것이 아니라 해결에 '만전'을 다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