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 공천’ 예고… 닻 올린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업무 관련해 손 떼라.”

23일 4·15총선 자유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이석연 변호사가 황교안 대표 면전에서 날린 직격탄이다. 전날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이 시간부로 공천과 관련해 (불순한 목적으로)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오라”고 경고한 데 이어 유례 없는 ‘살벌 공천’을 예고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 변호사의 이 같은 당부 직후 자리를 떴지만 “공관위가 자율적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존중의 뜻을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4·15총선 자유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 임명식을 열고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 ▲이인실 전 통계청장 ▲최대석 전 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 ▲최연우 휴먼에이드 이사 ▲박완수 사무총장 ▲김세연 의원 등 총 8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황 대표는 “앞으로 공천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잡음이 없으려면 무엇보다 엄정하고 공정해야 한다. 공천의 큰 기조와 그동안의 논의를 바탕으로 공정한 공천 룰과 기준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황교안 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공정한 공천이 되도록 저희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떤 잡음과 외부 압력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양심을 걸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공천작업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내부 저격수’를 자처하며 지난해 11월 불출마를 선언한 후 공관위원에 포함돼 관심을 모았던 김세연 의원은 “오직 애국심과 양심만으로 공천 과정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불과 67일 전 한국당을 향해 수명이 다했으니 해체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공관위원을 맡는 게 적절한가 끊임없이 의문이 있었다”면서도 “평소 존경한 김형오 위원장이 백척간두 위기에 선 나라의 미래를 위해, 오직 나라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공천 현장에 뛰어드시면서 제게 말씀하신 뜻을 거역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당 내부를 잘 아는 상태에서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위원으로서 주어진 직무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석연 변호사는 황 대표를 향해 “공천 과정에서 손 떼라”라며 가감 없이 직언했다. 이 변호사는 “황 대표에게 ‘후발제인(後發制人)’이라는 한자성어를 선물하려고 했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나중에 재일보한다’는 뜻”이라며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 공천 업무 관련해 황 대표님을 비롯해 당은 손 떼라”고 요구했다. 

이 변호사는 “나는 계파에 관심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며 “원칙과 정도에 따라 모든 것을 걸고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천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변호사의 발언 직후 황 대표는 이석했지만, 당 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1차 회의를 통해 지역구 의원 후보자 공고‧공모 일정, 당비 및 심사료 등 결정사항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29일까지 지역구 의원 후보자 공고를 내고,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후보자를 공모한다. 당비는 당비 납부 기준액의 최근 3개월분인 90만원을 납부하고, 심사료는 100만원이다. 

단 20대와 중증장애인, 탈북민, 다문화 출신, 유공자의 경우 심사료 전액 면제와 함께 경선비용을 전액 지원받는다. 이밖에 30대 후보자, 공익제보자, 사무처 당직자, 국회의원 보좌진은 심사료 반액 면제 및 경선비용 반액을 지원받는다.

공관위 부위원장은 이석연 변호사가 맡았다. 소위원회는 공정선거소위원회·여론조사소위원회 등으로 구성되며, 소위워장은 각각 최대석 교수와 이인실 교수가 맡았다. 

2차 회의는 오는 2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다.